등산 도중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 ‘발목이 삐었다’고 하는 발목 염좌다. 발목 염좌 대부분이 발목이 발바닥 쪽으로 굽혀진 상태에서 안쪽으로 뒤틀리며 발생한다. 산을 오를 때보다는 하산 때 생길 확률이 높다. 처음 발목을 삔 경우도 그렇지만 한 번 다친 발목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다시 다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주소영 교수는 “발목 염좌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보행 혹은 운동을 하다가 다시 손상을 입는 일이 반복될 경우 만성 재발성 염좌가 될 수 있다”며 “심하게는 관절염 등과 같은 질병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한 번 이러한 증상이 생기면 초기에 적극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등산 중 발목을 다쳤다면 얼음으로 다친 부위를 찜질하고 붕대로 압박해 부종과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응급처치를 했는데도 증상이 심하면 엑스선 검사를 통해 골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비만한 사람은 등산 시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쉽게 인대가 다칠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원장은 “평평한 곳은 보통과 같은 걸음걸이로 걷되 오르막을 걸을 때는 보폭을 줄이는 것이 좋다. 하산 시에는 최대한 부드럽게 지면을 디뎌 다리에 전해지는 힘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목 염좌는 등산 도중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등산 중 발목을 다쳤다면 얼음으로 다친 부위를 찜질하고 붕대로 압박해 부종과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
관절 골반에서 허벅지 바깥쪽을 타고 무릎으로 내려오는 긴 인대를 장경인대라 한다. 엉덩이 관절과 무릎 관절을 지탱해줘 무릎이 바깥쪽으로 젖혀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장경인대의 길이가 짧아지면 무릎을 굽히거나 펼 때마다 통증이 잘 생긴다. 무릎 바깥쪽인 대퇴골 외측상과 장경인대가 마찰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은 등산 도중에 심심찮게 발생할 수 있다. 체력을 과신해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급하게 산에 오를 경우 산행 초기에는 통증이 없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무릎에 뻐근함이 느껴진다. 하산할 때는 통증 강도가 더욱 심해지게 된다. 등산 초보자는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고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면 장경인대와 무릎뼈 간의 마찰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얼음찜질로 부종을 진정시키고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의 사용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골다공증 환자는 등산 삼가야
등산이 몸과 맘을 단련해주는 돈 안 드는 운동법 중의 하나라지만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것일 순 없다. 만성질환자들에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은 산에 오르는 것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심근경색과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초기 대처가 어려워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당뇨가 있는 이들 역시 공복 시 산행을 했다가는 저혈당이 될 수 있다. 이른 아침에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등산하는 것은 금물이다. 골다공증이 심한 이도 낙상하면 쉽게 골절이 생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조절이 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나, 어지럼증, 빈혈환자도 심한 등산을 하면 안 된다. 이들은 건강을 챙기려면 등산보다는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걷기가 권장된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으로 주말에만 산을 찾는 것이 현실이다. 평일에도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틈틈이 해야 부상도 예방하고 등산에 따른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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