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북한 내 한류확산 실태와 대북정책 시사점’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하 의원은 최근 탈북민 51명을 대상으로 ‘북한에서 인기 있는 한국가요’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안재욱이 중국 인기곡 ‘펑요우’(朋友)를 번안해 2003년 내놓은 노래 ‘친구’가 1위를 차지했다. 하 의원은 “북한 내 한류는 중국 등을 거쳐 북한에 유입되는 만큼, 한·중에서의 인기가 북한 내부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2위는 이번 방북이 5번째인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가 차지했고, 3위는 고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였다. 특히 ‘이등병의 편지’는 북한군 입대자 등을 대상으로 가사가 공감을 얻으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응답자들은 전했다.
또 이선희의 ‘인연’과 ‘J에게’,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사랑 안 해’ 등도 북한 사람들이 즐겨 드는 노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 의원은 “탈북민의 27.5%는 한국 드라마 시청으로 접한 드라마 OST를 애청곡으로 꼽았다”며 “북한 내 한류 확산에 있어 드라마와 가요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의 또다른 특이점은 북한 10∼20대도 템포가 느린 발라드와 트로트 계열 가요를 선호했다는 점이다. 하 의원은 “북한 내부에서는 아직까진 따라 부르기 쉬운 옛날 노래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이번 방북 공연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이 전보다 자유롭게 좋아하는 노래를 접하고 우리와의 공감대도 넓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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