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는 "결혼을 했으면 서로 의무와 책임을 다 해라. 그게 싫으면 결혼하지 마라"며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 선택할 수 있지만, 아이는 선택도 못하고 이혼가정에서 평생 고통받으면 살아야 한다. 이혼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씨는 "평생 다른 이성 안 쳐다보고 살 자신 있으면 결혼하는 것"이라며 "'살다보면 다른 사람과 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결혼 안 하는 게 낫다. 괜히 엄한 사람이 피해본다"고 지적했다.
D씨는 "바람은 남성만 피운다고 생각하지 마라. 주부 등 남녀 성별 안 가리고 많이들 핀다"며 "꼭 혼인관계가 아니어도 동거하는 여친이나 남친 있어도 밤에 클럽 가서 노는 애들도 적지않다"고 꼬집었다.
E씨는 "결혼해서 배우자 몰래 다른 사람과 관계할 거면 왜 결혼하냐"며 "요샌 결혼하려면 돈 엄청 많이 든다. 원래 결혼은 귀족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F씨는 "바람끼는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이다. 절대 못 고친다"며 "한번이라도 바람 펴본 사람은 절대 못 끊는다. 일종의 마약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G씨는 "인생은 한번뿐이다. 결혼 안 하면 바람 핀다고 민사소송 당할 리도 없다"며 "매달 어느 정도 월급 나오면 그냥 혼자 살며 연애하면서 즐겁게 살라"고 말했다.
H씨는 "내 주변을 보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확률은 20%"라며 "결혼은 서로가 노력하고, 봉사하며, 희생해야 하는데 이를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결혼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외도 등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때문에 이혼한 부부 비중이 7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가부장 문화에 눌려있던 외도에 대한 문제 인식이 점차 커지면서 '성격 차이'에 포함됐던 '배우자 부정'이 독립된 이혼 사유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도나 바람을 뜻하는 '배우자의 부정'을 이유로 이혼한 건수는 전년보다 36건 줄어든 7528건이었다.
2010년 이후 외도·바람에 따른 이혼은 매년 400건 내외로 줄었지만, 지난해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됐다.
이런 영향으로 전체 이혼(10만6032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전년(7.0%)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 이후 7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배우자 부정'을 이유로 한 이혼 비중은 2010년 8.6%를 기록한 뒤 매년 하락하고 있지만, 낙폭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배우자의 부정' 이혼은 주로 20대 후반과 30대 후반에서 두드러졌다. 25∼29세는 전년보다 40건 늘어난 302건을 기록했고, 35∼39세에서도 같은 기간 1144건에서 1182건으로 증가했다.
◆'성격 차이'로 이혼, 알고보니 '배우자 부정' 때문?
정신적, 육체적 학대에 따른 이혼 건수는 3812건에서 3837건으로 소폭 늘어나면서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학대를 이유로 한 이혼은 2013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매년 200∼500건씩 꾸준히 감소해왔다.
이런 영향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과 같은 3.6%를 기록, 2009년 5.0% 이후 7년째 계속된 하락 행진을 멈췄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4만5676건)로 전년보다 2884건 줄었다. 이는 2010년 4769건 줄어든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성격 차이' 이혼 비중은 43.1%로 2001년(43.1%)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최근 법원이 외도로 인정하는 범위가 넓어졌고, 과거 가부장 사회에서 일부 용인됐던 외도에 대한 문제 인식도 커지고 있다"며 "이런 영향으로 '성격 차이' 뒤에 숨어있던 구체적인 사유가 돌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결혼식은 '낭만' vs 함께사는 건 '현실'
영국인의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는 주된 요인은 외도가 아닌 가사문제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영국 법률회사 게이틀리가 이혼 소송 350건을 분석한 결과 10쌍 중 7쌍은 한 달 생활비를 얼마나 낼 것인지, 가사는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와 같은 문제를 합의하지 못해 결혼생활이 깨졌다고 보도했다.
이혼 소송을 제기한 부부는 세금 납부 책임과 거처를 정하는데 합의하지 못했다는 사유도 들었다.
게이틀리는 외도를 문제 삼아 이혼 소송을 낸 부부는 전체 조사 대상건수 가운데 20%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을 '합병'으로 여기거나 가사문제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한 부부가 더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가정담당부장인 엘리자베스 하살은 "사람들이 결혼 전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거의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낭만'이지만,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건 '현실'"이라며 "가사문제를 거의 고려하지 않은 눈먼 결혼생활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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