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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투데이] 주고받는 '관세 폭탄'…北 '美·中 틈새 벌리기' 나서나

입력 : 2018-07-11 18:40:36 수정 : 2018-07-11 18: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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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는 G2 무역전쟁 / 협상 기미 안 보여 전면전 양상 / 美, 2000억弗 관세 두달 뒤 시행 / 막후 접촉 통한 타협 여지 남겨 / 미국산 제품 불매·관광 제한 등 中, 비관세 장벽 적극 활용할 듯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국제무역 질서의 파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중 양국은 서로 상대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대상을 넓혀가는 핑퐁식 대결을 계속하고 있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으나 양측 간 협상이나 대화 채널이 가동되지 않아 ‘강대강’ 대결 양상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중 양국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 간 협상 채널을 가동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자 아직 어느 쪽도 대화 재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이번에 200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 부과 결정을 내리면서 시행 시점을 약 2개월 뒤인 9월 초로 잡았다. 이는 미·중 양국이 막후 대화나 공식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을 여지를 남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내달 20∼23일 공청회를 열어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결정하면서 미국 국민이 널리 사용하는 중국산 소비제품을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 주요 소비재를 대거 포함하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 6일 확정한 340억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 대상으로 각종 산업 부품, 기계설비, 차량, 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을 선정했다. 중국도 즉각 미국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로 맞섰다. 미국은 이번에 추가 관세 부과 대상 품목으로 석탄, 철강, 알루미늄, 화학, 첨단기술 제품, TV 부품, 냉장고, 기타 가전, 타이어, 고등어 등 식료품, 가구와 목재상품, 야구 글러브, 카펫, 자전거, 스키, 화장지, 뷰티 상품, 의류, 골프가방, 담배, 개와 고양이 사료, 도난경보기 등을 폭넓게 포함할 계획이다.

촉각 곤두세운 뉴욕 증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주식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주식 중개인이 시세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은 당초 자국의 일반 소비자에게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소비재를 제외했지만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더는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기 어렵게 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날 지적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추가 보복관세 부과 결정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 중진인 오린 해치 상원 금융위원장은 “이번 추가 관세 부과 조처가 무모하고, 타깃 선정도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간 대화가 교착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는 미·중 간 무역전쟁은 북핵 문제 해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미·중 간 틈새 벌리기에 나서면서 비핵화 일정을 유예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중국은 미 행정부의 2000억달러 상당 추가관세 부과 조치에 “보복할 수밖에 없다”며 맞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구체적인 보복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의 추가 조치가 향후 2개월 검토 기간을 거치는 만큼 일단 미국 내 진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 규모(1304억 달러)를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관광 제한이나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 등 비관세 장벽을 보복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논평에서 “미·중 경제관계에서 관광서비스 분야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흑자를 유지하는 몇 개 분야 중 하나”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무역 긴장을 고조한다면 중국은 관광서비스 분야를 무역전쟁의 핵심 전장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소비자의 미국 제품 불매운동도 미국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조되는 반미 감정과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한다면 미국 제품 불매운동은 들불처럼 번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반미연대 구축에도 매진하고 있다. 유럽을 순방 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연일 “미 일방주의에 함께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랍국가 협력포럼 겸 제8차 장관급 회의에서 아랍 국가의 산업 발전과 경제 재건을 위해 200억달러(약 22조원)를 지원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 일방주의에 불만을 품은 국가들과 연대해 무역전쟁의 우군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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