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맞은 퀴어문화축제…매년 참가자 수 늘어나
우리나라의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 서울 대학로에서 처음 시작했다. 2018 퀴어문화축제를 기획한 한채윤 단장은 퀴어 퍼레이드에 대해 “‘소수자들이 사회에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함께 살아가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라며 “19번째까지 한해도 쉬지 않고 이어져왔다”고 소개했다.
제19회 퀴어문화축제 포스터. 출처=퀴어문화축제 조직위 |
퀴어문화축제가 대중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건 2014년 서울광장으로 축제 장소를 잡으면서다. 당시 사회적으로 성소수자 행사를 대중에 공개된 광장에서 하는 게 맞냐는 논쟁이 거세게 일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동성애 축제를 후원했다는 글까지 돌며 기독교 단체들은 강력 반대에 나섰고 도심 퍼레이드 중 종교단체가 길을 막아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 현장. |
2015년 퀴어문화축제부터 서울시청에서는 대규모 맞불 집회가 펼쳐졌다. 서울광장과 대한문은 성소수자와 기독교단체들로 나뉘어 각각 동성애 찬성과 반대를 외치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퀴어문화축제가 열릴 때면 동성애 반대 단체가 함께 조직돼 반대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퀴어문화축제는 서울뿐 아니라 대구, 부산, 제주, 전주, 인천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성소수자 혐오 반대에서 소수자 혐오반대 행사된 퀴어문화축제
퀴어문화축제는 모든 차별과 혐오를 반대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강명진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소수자로서 사회에서 많은 것들을 드러낼 수 없는 분들이 자신을 표출하게 하기위해 퀴어축제를 개최하는 것”이라며 “축제에는 자의식의 고취, 가시화를 넘어 시민사회 연대까지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축제에는 ‘성소수자 부모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 의과대학학생연합회, 조계종 등 100여개 단체가 축제현장에 부스를 마련했다. 성소수자뿐 아니라 각 분야 단체에서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축제현장에 따로 부스를 마련해 성소수자들의 인권증진과 인권단체들과의 연대의사를 전했다.
지난해 미국 대사관에 걸린 무지개 현수막. 세계일보 자료사진 |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부스를 선정은 지난 4월부터 공모해 약 3대 1의 경쟁을 거쳐야 할 정도로 치열했다.
각국에서도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13개국의 한국 주재 대사관도 축제 현장에 부스를 열고 한국의 LGBT 인권에 대한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미국 대사관은 매년 퀴어축제 때마다 무지개 현수막을 건물 앞에 내걸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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