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은 김철홍 교수팀이 살아있는 조직의 아주 작은 혈관이나 세포들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광음향 현미경(PAM)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광음향 현미경을 이용하면 암이나 뇌종양과 같은 다양한 질병의 보다 상세한 병리학적 분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연구는 광학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프 바이오포토닉스’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암 치료는 외과적 수술이나 방사선, 1세대 항암제 투여 등의 방법이 많이 사용돼 왔지만 최근엔 암만 공격하는 표적치료제나 암이 만든 신생 혈관을 파괴하거나 혈관 형성을 막는 등 약물을 통해 보다 안전하게 암을 치료하는 방법들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암이 만든 혈관은 정상 혈관에 비해 형태가 비정상적인 모양을 갖고 혈관 내 혈액도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대사기능으로 인해 산소농도가 매우 낮다는 특징을 가졌다. 암세포 때문에 만들어진 혈관을 찾는다면 이를 차단하는 약물의 효과도 즉시 알 수 있고 약물이 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관찰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몸에서 미세한 혈관을 관찰하기 위해 광음향 현미경에 주목했다. 수 나노초(ns) 길이의 짧은 빛을 관찰하고자 하는 부위에 조사 시키면, 그 빛을 흡수한 물질이 미세한 초음파를 발생시키는데 이것을 광음향 효과라고 한다. PAM은 이런 초음파를 영상화 할 수 있는 현미경으로 특히 혈관은 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PAM은 작은 모세혈관까지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싱가포르 과학기술청과 협력해 뇌종양에 걸린 쥐에 종양과 연결된 신생 혈관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한 뒤 광음향 영상 기술을 통해 관찰한 결과 약물에 의해 혈관이 억제되고 회복되는 모습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신뢰성 높은 약물의 효과를 검증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으며, 이 기술이 암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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