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에 있는 베델교회가 800시간을 넘겨 24시간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델교회가 이 예배를 시작한 것은 아르메니아 출신 난민인 탐라지안 가족을 돕기 위해서다.
네덜란드 법은 종교의식이 진행 중일 때는 경찰이 교회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쉬지 않고 예배를 올려 경찰의 접근을 막고 있는 것이다.
이 교회가 네덜란드판 '소도' 역할을 하는 셈이다. 소도는 삼한시대에 천신에게 제사를 지낸 지역으로, 이곳에서는 범죄자라도 잡아갈 수 없었다.
탐라지안 가족은 9년 전 아버지가 정치적 활동 때문에 살해 위협을 받자 아르메니아를 떠났다. 2010년부터 네덜란드에 살면서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절됐고,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
베델교회는 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비밀리에 '방탄 예배'를 기획했고 지난달 26일 연속 예배를 시작했다.
이 교회 악셀 위케 목사는 "처음 예배를 시작할 때는 당번표도 없었다. 지난 10년간 예배식 내용을 한장의 큰 서류에 복사해서 붙인 뒤 다른 목사를 찾을 때까지 그걸 따라 노래하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교구 내 목사 몇 명과 시작한 '방탄 예배'는 소식을 접한 전국 목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면서 800시간을 넘기게 됐다. 교회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예배에 참여한 목사가 450명을 헤아린다.
베델교회의 활동은 최근 유럽에서 반(反)난민 정서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네덜란드에서도 작년 3월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2위를 차지하며 지지 기반을 넓혔다.
이들은 이제 정부의 개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네덜란드 법에는 5년 이상 네덜란드에 거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사면' 조항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청은 기각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다만 이 사태의 해결을 위한 정부와의 물밑 대화는 진행되고 있다고 테오 헤테마 목사는 CNN에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위케 목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탐라지안 가족은 말 그대로 '기도와 경배로 지어진 집'에서 보호받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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