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전 총리는 15일 한국당에 공식 입당한 뒤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황 전 총리는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당의 변화와 혁신에 힘을 보태고,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며, 우리가 지켜온 소중한 대한민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입당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황 전 총리와 주변에선 “입당이 곧 출마는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입당은 전대 출마를 위한 수순”이라고 전했다.
한국당 당권 예비주자들은 보수진영 최고 잠룡으로 꼽히는 황 전 총리의 입당 소식에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공격 포인트는 크게 ‘탄핵 총리’와 ‘무혈입성’, ‘대권·당권 분리’ 프레임이다. 일각에선 전임 정부에 대한 비토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 전 총리로는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보수통합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5선의 심재철 의원은 전날 입장문에서 황 전 총리를 박근혜 정권의 2인자로 규정한 뒤 “이제 간신히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우리 당의 지지율이 회복 단계에 접어들어 좌파 권력에 맞설 만해지자 당에 무혈입성해 보스가 되려 한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4선)은 주말 충남 지역 당협 신년인사회에서 “대권에 욕심을 갖고 당대표를 하려는 사람은 지도자로서는 안 된다”며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라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2선)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전당대회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보자”고 별렀다.
차기 지도체제를 단일로 갈지, 집단으로 갈지를 놓고도 원내·외 주자들 간 이해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심재철·조경태·주호영·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은 합의형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지만, 황 전 총리와 함께 유력한 원외 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은 당대표 중심의 지도체제를 바라고 있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도체제에 관한 최종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한국당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지도체제 선호도 조사에서 6대 4 비율로 단일 체제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비대위는 오는 17일쯤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에서 지도체제 등에 관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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