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농구계에 따르면 프로농구 전자랜드 정효근 선수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농구인 석주일(사진)씨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석씨는 과거 휘문고등학교 농구팀 코치를 지냈고 정 선수는 휘문고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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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전자랜드 정효근 선수(왼쪽)와 방송인 석주일씨. |
SNS 글 내용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자 정 선수는 전날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어 “잠시 흥분했다. 팀과 팬들께 누가 되는 것 같아 글을 내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 코치로부터 ‘나중에 만나 사과하고 싶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사과를 잘 받아들였다. 논란은 이 정도에서 끝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석씨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문자와 별개로) 정효근을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교 코치 시절 학생들을 때렸다는 의혹에 대해선 “과거에 징계를 다 받았던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매투 폭로와 그에 따른 파장은 지난해 한국정보기술 양진호 회장에게 구타를 당한 옛 직원이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털어놓고 해당 폭행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이 공개되며 본격화했다.
양 회장은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은 물론 직원들에게 동물 학대나 머리 염색 등을 강요하는 등 엽기적 행각도 벌인 사실이 속속 드러나며 직장 갑질 근절이 우리 시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검찰에 의해 상습폭행 등 6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 회장은 오는 2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첫 재판을 받는다. 앞서 그가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포기한 만큼 유죄 선고가 확실해 보이는 가운데 법원이 어느 정도 중형을 선고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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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그룹 송명빈 대표(왼쪽)와 한국정보기술 양진호 회장. |
경찰은 조만간 송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언제든지 사표를 내고 그만둘 수 있는 직장에서도 이 정도인데 체육계나 군대, 학교 등은 사정이 어떨까”라는 얘기가 나온다. 매투 폭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처벌 수위를 지금보다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직장상사 등에 의한 갑질 폭행 사건들 사례를 살펴보면 폭행에 따른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 선고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맞아서 장애가 생기거나 오래 입원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징역형 실형 선고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한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회에서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통과됐지만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방지법에서 정작 가해자 처벌 조항은 빠졌다”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위해 법·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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