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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포 킬러 고용 ‘영화 같은 살인’

입력 : 2019-03-18 22:15:06 수정 : 2019-03-19 08: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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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 부모 피살/ 주범격 30대 한국인 1명 검거/ 3명은 중국 칭다오로 달아나/ 부부 보관 현금 5억원 털어/ 피의자 “빚 받으려 범행” 주장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김모(34)씨가 18일 조사받기 위해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안양=인천일보 제공, 뉴시스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수감 중인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가 자택 등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 부모는 한국인 피의자 김모(33)씨와 김씨가 고용한 중국 동포 3명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삿짐센터 통해 시신 옮겨

 

18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씨의 어머니 A씨는 지난 16일 경기 안양의 자택에서, 이씨의 아버지 B씨는 17일 김씨 소유의 경기도 평택의 한 창고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둘째아들이 “부모님이 며칠 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신고를 해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A씨의 시신을 확인한 경찰은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김씨와 중국동포 3명을 피의자 등으로 특정해 지난 17일 평택의 한 도로에서 김씨를 검거했으며 김씨 창고의 테이프로 밀봉된 냉장고 안에서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에게 2000만원을 투자용으로 빌려준 뒤 이 돈을 받기 위한 과정에서 지난달 25일 이들 부부를 자택에서 살해했고, B씨 부부가 보관 중인 5억원의 돈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며 “함께 들어간 중국 동포 3명은 인터넷을 통해 고용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경찰은 실종신고한 아들로부터 김씨가 가지고 간 5억원이 “차를 판 돈”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후 이를 수감 중인 이씨의 고급승용차를 판매한 비용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경찰은 CCTV를 통해 김씨와 중국 동포 공범 3명이 25일 오후 3시51분쯤 아파트로 들어갔으며 15분쯤 뒤 B씨 부부가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후 이씨 부모가 김씨 등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동포 3명은 살해 후 김씨를 도와 사체와 현장을 수습하다 같은 날 오후 6시10분쯤 아파트를 나와 인천공항을 통해 오후 11시51분 중국 칭다오행 비행기로 한국을 빠져나갔다. 김씨는 이들 3명이 아파트를 떠나자 오후 10시쯤 다시 또다른 중국 동포 2명을 불러 현장을 추가 수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다음날인 26일 오전 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이삿짐센터 차량에 B씨 사체가 담긴 냉장고가 실리는 것을 확인한 뒤 아파트를 떠났다.

◆중국 동포 공범과 범행 공모

 

경찰은 김씨의 통화내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아직 한국을 떠나지 못한 중국 동포 2명을 쫓는 한편 인터폴을 통해 중국으로 도피한 공범 3명의 검거에 나섰다. 또 김씨를 상대로 B씨의 시신을 평택의 창고로 옮긴 이유와 5억원에 대한 사전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을 앞두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일을 도울 3명을 고용하고 이들이 출국할 비행기 표를 산 점으로 미뤄 공범들과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숨진 이씨의 부모를 부검한 결과 이씨의 아버지는 두부외상 및 목 졸림으로 인한 질식으로, 어머니는 목 졸림으로 인한 질식으로 각각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임지환 강력계장은 “간단한 문답 이외에 진술을 거부하던 김씨가 이날 조사에서 조금씩 입을 열고 있다”며 “범행 동기와 다른 공범과의 연관성 등 여러 경우의 수에 대해 모두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감 중인 이희진씨는 2013년을 전후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하며 이후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주택이나 수십억원에 달하는 ‘슈퍼카’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이씨는 2016년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구속돼 복역 중이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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