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드루킹 댓글여론 조작’ 사건으로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변호사 및 보석 비용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각 의원실에 친전을 보내 김 지사의 책 구매를 독려 중인 것으로 20일 드러났다.
이날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각 의원실에 친전을 보냈다. 윤 총장은 “의원님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김 지사는 1심에서의 부당한 판결 이후 항소심에서 힘들게 재판에 임하고 있다”며 “김 지사는 막대한 재판비용과 보석비용으로 인해 어깨가 더욱 무거운 상황이다. 민주당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김 지사의 동지이자 벗인 의원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윤 총장은 이어 “이번에 김 지사의 자서전 ‘사람이 있었네’의 개정판이 출간됐다”며 “출판사로 직접 50권 이상 주문해 주시면 김 지사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된다. 고난과 역경의 길을 걷고 있는 김 지사를 위해 우리 모두가 조금씩 힘을 보태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친전에는 김 지사 저서 구매방법이 소개돼 있다. 특히 “출판사를 통해 직접 50권 이상 주문”에 밑줄을 그어 강조했다.
윤 총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 차원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보낸 친전”이라며 “김 지사가 재판을 준비하는 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동료 의원들에게 도와 달라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김 지사를 도우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원 개인 명의가 아닌 ‘사무총장’ 이름을 달고 50권 이상 주문해 달라고 요청하는 건 다소 과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정봉주 전 의원은 앞서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김경수 지사 구하기 대작전’이라는 영상을 올린 뒤 “김 지사가 능력 있는 변호인단을 꾸리려면 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가 1만6000원보다 비싼 2만원에 공동 구매하자고 제안해 구설에 올랐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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