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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은 장착하고, 구식은 날려버려… 더 강해졌軍 [S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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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6 10:10:00 수정 : 2023-12-10 15: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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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軍 전투 장비 / 신형텐트, 2인 1개조로 5∼10분이면 설치끝 / 방수에 투습기능 추가… 위장능력도 강화돼 / 프레임 없앤 전투배낭 무게 줄고 용량 늘어 / 시야 확 넓어진 방독면, 정화통 2개로 늘려 / 통풍 안되던 전투화 고어텍스 재질로 바꿔 / 탄띠도 무게 분산시킨 ‘전투조끼’로 변신

‘왜 군용 텐트는 비를 막을 수 없게 만들었을까?’

 

십수년 전 군복무 시절 여러 번 가졌던 의문이다. 당시 훈련을 나가 숙영할 때면 유독 야간에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그때마다 텐트 안은 물바다가 됐고, 그 상황에서 눈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튿날 훈련이 이어졌지만 완전히 젖어 온몸에 붙어버린 전투복, 잔뜩 물을 먹어 더욱 무거워진 군장을 짊어진 부하들을 향해 “돌격 앞으로!”라는 지휘관의 외침은 공허하기만 했다. 강산이 한 번 변하는 동안 잊고 지냈던 육군의 전투훈련 장비들과 마주했다. 뜻밖에 놀랄 만한 변화들이 시작되고 있었다.

◆비 새고, 찬바람 ‘숭숭’ 들어오는 텐트는 “안녕∼”

 

지난 13일 강원도 철원 육군 백골부대 인근 훈련장에서 실시된 신형 군용텐트 설치 시범은 5분이 조금 지나 마무리됐다. 2인 1개조로 호흡을 맞춰 폴대(텐트 지주)를 내·외피에 끼우고, 고무망치질을 몇 번 하니 텐트 한 동이 금세 지어졌다.

동계작전모(2017년, 신규) 비니형태로 제작·보급
육군본부 제공
응급처치키드(2018년) 지혈대 수량 증가 및 재질보강, 거즈 및 가위 추가

신진휴 상병은 “기존의 A형 텐트는 설치하는 데 20∼30분 걸렸지만 지금은 5∼10분으로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그만큼 피로를 줄일 수 있고 휴식시간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신형 텐트 개발에서 특히 신경 쓴 것은 위장 능력이다. 신형 전투복과 같은 디지털 무늬가 적용됐는데 이는 반복 패턴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려 적이 쉽게 알아채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뿐 아니라 적외선 반사율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적의 야간투시경에도 쉽게 발각되지 않는다. 보관성도 용이해졌다. 약 50㎝ 크기의 전용 보관자루 2개에 텐트천(내피)과 외피, 폴대, 페그(말뚝) 등이 들어가는데 장병이 각각 하나씩 나눠서 휴대하면 된다. 무게는 모두 합쳐 4.6㎏으로 구형(5.07㎏)보다 500g 정도 가벼워졌다. 지면의 냉기를 차단할 수 있도록 텐트 바닥에 깔 수 있는 깔개도 함께 보급됐다. 비가 오면 텐트 밖과 별 차이가 없었던 구형 텐트의 방수성 문제도 개선됐다. 육군 관계자는 “과거 면과 폴레에스터 소재로 제작한 텐트 재질을 나일론과 방수원단(폴리우레탄)으로 개선했고 일체형으로 제작하면서 방수성도 대폭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전투조끼 개인장구요대(탄띠)를 대체해 탄창, 수통, 수류탄, 우의 등을 부착하는 휴대낭의 모듈화, 디지털무늬 2022년까지 100%확대 추진
개인천막(텐트,2011년) 장병 체형 고려한 길이 확대(197cm→210cm), 방수기능 및 위장성능 향상, 설치시간 축소 2020년까지 100% 확대 추진

◆탈·부착 가능한 기능성 전투용 배낭

 

눈길을 끄는 것은 또 있었다. 흔히 ‘군장’으로 부르는 전투용 배낭이다. 최근까지 썼던 군장은 철제 프레임에 천 재질 가방과 어깨끈 등이 달린 것으로 미군이 과거에 썼던 앨리스(ALICE·All-purpose Lightweight Individual Carrying Equipment) 백을 모방해 만든 것이었다. 딱딱한 프레임이 밖으로 나와 있는 데다 무게가 실리는 부위에 완충장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장기간 훈련 시에는 허리나 어깨 통증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장병들이 많았다.

2011년부터 순차적으로 보급된 신형 전투용 배낭은 외형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위장이 용이하도록 배낭에도 디지털무늬가 반영됐다. 또한 하나의 배낭이 아니라 중심을 잡고 있는 ‘주배낭’ 뒤로 신속한 공격 작전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공격배낭’이 부착돼있다. 수색·정찰 등 기동성이 필요한 작전을 수행할 때 무게가 30㎏에 달하는 완전군장을 하지 않아도 주배낭에서 공격배낭을 떼어내 수통이나 전투식량, 야간감시장비 등 필요한 장비만 간단히 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착용감도 훨씬 좋아졌다. 구형 배낭에서 전체를 다잡기 위해 노출돼있던 철제 프레임 대신, 무게를 분산하고 배낭이 찌그러지지 않는 역할을 하는 가벼운 재질의 프레임을 내부로 들였다. 또 등 부위와 어깨, 허리 등에 푹신한 완충장치가 들어가 직접 완전군장으로 착용해봤을 때도 무리가 간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전투용배낭(2011년) 주배낭 1개→주배낭, 공격배낭 등 1세트 4개낭으로 구성 경량화(3kg→2.7kg)용량 확대(29L→79L)
전투복(2011년) 얼룩무늬→디지털무늬, 소재 변경으로 착용감 향상. 향균 등 기능성 적용, 야간 위장범위 확대 위장무늬 및 기능성 난연 소재 등 개발 추진

이 부대 김동욱 일병은 “훈련소에서 썼던 구형 군장은 어깨끈의 쿠션이 없어서 어깨가 짓눌리고, 허리받침대도 부실해서 허리의 살갗이 찢어지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신형 군장은 착용감이 좋아서 장거리 행군 상황에서도 큰 불편함이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많은 장비가 개선됐거나 개선이 진행되고 있었다. 과거 정화통이 하나였던 K-1 방독면은 정화통이 양쪽에 하나씩 있는 K-5 방독면으로 교체됐다. 화생방 상황 시 정화통을 교체하더라도 나머지 하나가 정화 기능을 할 수 있다. 기존의 방독면보다 시야가 더 확보되고, 안경 착용자들의 렌즈 부착 등도 용이해졌다. 잘 길들여놓지 않으면 뒤꿈치 부위가 까지고, 공기도 잘 통하지 않아 무좀의 원인이 됐던 전투화는 고어텍스 재질로 바뀌며 기능성을 더했다. 개인장구요대(탄띠)도 무게를 분산하고 허리 짓눌림 등의 방지 차원에서 2014년부터 전투조끼로 교체되고 있다. 2022년까지 모두 교체할 계획이다.

전투용장갑(2015년, 신규) 내구성 향상, 기능성 소재 적용 등으로 전투효율성 향상
전투화(2011년) 재질, 방·투습 기능 강화, 착용감 향상 가죽소재 개선, 투습도 및 위장효과 개선

◆더 가볍게, 더 튼튼하게, 더 편하게

 

서상록 육군 물자관리과장(대령)은 “장병들의 피복과 장구류 개선은 전투 효율성 향상과 편의성과 운용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보강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구류의 무게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피로감을 줄이고, 작전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하는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착용감, 내구성, 타 장구류와의 간섭 최소화 방안 등 다양한 항목을 고려한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원=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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