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국제 범죄조직이 경찰에 일망타진됐다.
중국에서 기업형 범죄조직을 만든 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으로 250여명에게서 85억원을 등친 일당 12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 핵심 피의자는 국내 조직폭력배로 국내 조직원들을 중국으로 불러 보이스피싱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범죄단체조직, 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121명을 검거, 72명을 구속하고 49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핵심 피의자인 조폭 A씨는 국내 조폭들을 중국 현지로 불러들여 2015년 8월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한 범죄단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중국 8개 도시에 사무실 10곳을 만들어놓고 검사·금융기관 사칭 상담원, 대포통장 모집 상담원, 범죄 수익 환전 등으로 역할을 나눈 뒤 한국인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이들이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한국인 250여명을 상대로 전화금융사기를 벌여 85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수법은 새롭지 않았다.
불법으로 수집한 한국인 개인정보 10만건을 악용,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속인 뒤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속칭 대포통장으로 돈을 송금받아 가로챘다.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발신번호 변작 사무실을 운영해 국제전화번호를 국내에서 사용하는 02, 1588, 010 등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로 바꿔 표시했다.
전화 통화에서 피해자에게 악성 코드가 담긴 가짜 금융기관 애플리케이션을 깔도록 했다.
피해자는 금융기관인 줄 알고 전화를 걸면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화가 연결되도록 하는 수법을 썼다.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조직원 행동강령을 교육했으며, 범행에 성공하면 5∼12%를 인센티브로 주거나 범행 실적이 우수한 조직원에게는 관광을 시켜주거나 명품 가방을 사주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사를 사칭해 현금 송금 등을 요구하거나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준다며 앱을 설치하도록 한 뒤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일 개연성이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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