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두부가 고기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국에서 두부가 고기보다 지구환경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친다며 이 같은 통념을 깨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영국국립농민연합(NFU)이 런던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육류를 배제한 식단은 건강에 좋지 않을뿐더러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생태계를 손상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눈길을 끄는 주장을 한 발표자는 로탐스테드연구소의 그레이엄 맥컬리프(사진) 박사다. 맥컬리프 박사는 지속가능한 농업 및 음식과 환경의 상호관계 연구에 집중해 온 연구자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두유로 만들어진 단백질 대체물질인 두부가 양고기·돼지고기·닭고기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자신의 미공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육식이 채식보다 환경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나 잘못된 믿음에 근거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콩이 육류 제품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하지만 콩을 두부로 만드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단위 당 단백질 양을 따져볼 때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으려면 두부가 고기보다 훨씬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콩에 함유된 단백질 자체는 육류보다 소화·흡수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맥컬리프 박사가 두부가 고기보다 지구온난화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채식 광풍에 위축됐던 축산 농가는 맥컬리프 박사의 연구결과 발표에 그간 참았던 울분을 토해냈다. 미닛 배터스 NFU 총재는 “그간 이뤄진 육식 반대 활동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보다 더 큰 문제”라며 “채식 바람으로 가축을 기르는 농민들의 정신건강이 엄청나게 나빠졌다”고 호소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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