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최대 격전지인 충북 청주흥덕에 출만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우리가 더 많이 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권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정우택 미래통합당 후보와 맞붙는다.
문제의 발언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방송된 충북일보·청주불교방송·HCN 충북방송이 공동으로 주최한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도 장관이 장관으로 있던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의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결성 등 남북교류 성과의 현주소와 북한 미사일 도발 문제를 주제로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왔다.
◆ ‘평화 아닌 미사일 물꼬 텄나’ 공격받자…“우리 때문에 쏜 것”
정 후보는 “당시 의정보고서에 남북교류의 물꼬를 텄다고 했는데 지금 현시점에 와서 보니 며칠 전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며 “문재인정부 들어 미사일을 38번이나 쐈다”고 지적했다. 이어 “MB정부 때는 12번, 박근혜정부 때는 5번을 쐈다”며 “38번을 쐈다니까 평화의 물꼬를 튼 게 아니라 미사일의 물꼬를 튼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도 후보는 “미사일을 왜 쐈는지 아느냐”며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발표를 하는데 ‘한미군사합동훈련 중단하라’, ‘F-35 청주비행장에 들여오는 것 중단하라’ 이 두 가지 이유”라고 반박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우리 정부에 대한 반발 표시라는 것이 도 후보의 설명이다.
도 후보는 그러면서 “미사일을 38번 쐈다고 하는데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 실제로는 우리가 더 많이 쏘고 있다. 여기까지만 말씀드린다”고 했다.
◆ 통합당 “北편들기 망언” “매우 충격적” 비판
이에 통합당은 7일 논평을 내고 도 후보의 안보 의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하다하다 이제는 이 정권에서 장관까지 지냈던 후보가 나와 버젓이 궤변으로 일관하며 ‘북한 편들기 망언’을 늘어놓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이어 “고작 자신의 성과를 홍보하려 대한민국을 북한 미사일 발사의 원인제공자로 만들고, 북한이 우리보다 미사일을 덜 쏴서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언이라니 대체 도 후보는 어느 나라 국회의원 후보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통합당 중앙선대위에서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태구민(태영호) 서울 강남갑 후보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도 후보의 발언을 지적했다. 태 후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단순 훈련용이나 체제 과시용이 아니라 전략 증강 사실을 알리기 위해 쏘는 것”이라면서 “상대를 정확하게 꿰뚫지 못하는 안이한 안보의식보다 북한의 행태를 정당화하는 흐름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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