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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내놔라” 협박에 하정우 “배밭 팔아야 하는데, 직접 하던가”…디스패치, 대화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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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20 18:13:05 수정 : 2020-04-20 2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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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해킹 피해를 봤다는 소식을 알렸던 배우 하정우(사진·본명 김성훈)가 협박범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연예 전문지 디스패치가 20일 단독 보도했다.

 

최근 검거된 협박범은 휴대전화 내 개인정보를 무작위로 공개하겠다고 위협하면서 13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요구했으나 하정우는 기지를 발휘해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시간을 끌었다. 아울러 경찰에 신고해 관련 자료를 넘기는 등 검거에 큰힘을 더했다.

 

이날 디스패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2∼3일 협박범은 처음으로 하정우에 접촉해 사진첩과 주소록, 문자 등 수집한 개인정보를 보내고 15억원을 요구했다.

 

협박범은 당시 “우선 이런 방식으로 접촉하게 돼서 죄송하다”며 “하정우씨 휴대폰,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 모두 직접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합의 보시면 모든 자료는 깨끗이 폐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정우씨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분으로 알고 있다”며 “서로에게 유리하게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하루를 기다린 해커는 다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우씨 심경은 이해한다”면서도 “제 목적은 금전이고 합의보면 자료는 폐기할 것”이라고 다시 약속했다.

 

나아가 “두 번 다시 다른 목적으로 연락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하정우는 “너무 재촉하지 마라”며 “성실히 진행하겠다”며 여지를 둔 답변을 보냈다.

 

이처럼 그는 해커의 금전 요구에 응하지 않는 한편 경찰과 신속하게 검거를 진행하는 전략을 짰고, 이런 목적으로 이후에도 협박범과 대화를 이어갔다.

 

상대가 어떤 개인정보를 들고 있는지 직접 알아내기 위해 언제, 어떻게 해킹을 했는지, 위치와 신상정보 등은 어떠한지 물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비교적 상세하게 대화를 유도한 하정우에게 협박범은 자신이 유명인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거액을 받았다고 자랑까지 했다. 하정우는 당시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실제 지난 10일 정보통신방법 위반 혐의를 받아 구속 기소된 협박범 박모(40)씨와 김모(31)씨는 하정우를 포함한 유명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이들 중 5명에게 6억1000만원을 뜯어냈다. 총책인 A씨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화를 시작한 지 3일차인 지난 5일 오전 하정우는 협박범을 서울청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했고 휴대전화를 맡겨 포렌식 분석을 의뢰했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던 협박범은 지난 8일 오전 기존 요구했던 15억원에서 2억원을 낮춘 13억원으로 대가를 수정해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정우씨랑 대화 내용을 다시 한번 고민해봤다”며 “금액 부분은 저도 한발 뒤로 물러서서 마지막 13억원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동의할 수 없던 하정우는 “말 편하게 해도 되느냐”며 “네가 잘 생각해 봐라”고 운을 뗐다.

 

계속해서 “지금 매일 촬영이고 홍보도 하고 있는데, 내가 지금 너랑 가격 흥정하고 있을 때냐”며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 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 “아니면 내가 너한테 배밭을 줄 테니까 팔아보던가”라며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협박범은 다시 연락해 와 하정우에게 12억원으로 낮춰 재차 요구했고, 10일 하정우는 “통장은 네 것이 맞느냐”, “내가 10만원 이상 보내려면 증빙을 해야 해” 등 돈을 보낼 수 없다고 갖은 핑계를 대면서 또다시 대화를 질질 끌었다.

 

이에 못참을 수 없게 된 협박범은 결국 최후 통첩을 했다고 한다. 15일 입금이 확인되지 않으면 19일 당시 하정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백두산’ 개봉일 이후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에 하정우는 “19일은 무리”라며 “네 마음대로 해라. 협박도 상도가 있거늘 막무가내”라며 짐짓 학을 뗀을 듯 말다.

 

협박범은 이에 “저도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고 노력 중“라며 “믿음이 안 가시면 우선 신고하셔도 좋다”고 나왔다.

 

이와 함께 “신고 접수하면 사이버 수사대에서 저의 인터넷프로토콜(IP), 위치조사 진행을 할 것”이라며 “위치는 동남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수백개로 발견돼 더는 추적은 불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오후 5시 안으로 회신이 없다면 연락망을 차단하고 공격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며 “마지막 선택은 형님(하정우)이 하시라”고 다시 위협을 가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해커는 19일과 20일, 21일에도 문자를 남겼고 협박을 이어나갔다. 당시 경찰로부터 협박범들의 신원을 특정했단 연락을 받은 하정우는 더는 대응하지 않았다.

 

앞서 하정우는 지난 13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심경에 대해 “정말 경악스러웠다”며 “힘들었던 건 영화 홍보 때문에 제가 계속 노출돼 있는데 끊이지 않고 협박이 오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12월30일 협박범이 더는 연락을 하지 않겠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밝힌 그는 “저는 그냥 휴대전화 해킹 피해자”라며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내용을 전부 경찰에 넘겼다. 제가 경찰에 신고해서 수사가 진행됐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장혜원 온라인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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