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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남은 카드는 ‘행정소송’… 승산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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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16 06:25:18 수정 : 2020-12-16 10: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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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의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회의일인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받게 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윤 총장 측이 그간 “징계 수위와 상관없이 불복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에 일단 징계취소 소송과 징계효력 금지 가처분 소송 카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지난달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기습 공격에 느닷없이 징계 대상이 됐지만 이후 추 장관을 상대로 한 전선에서 잇따라 판정승을 거뒀다. 전국 평검사는 물론 고검·지검장까지 징계 청구를 철회해달라 나섰고, 법무부 감찰위원회와 행정법원도 윤 총장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추 장관과 여권이 작심하고 밀어붙인 징계위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현실적으로 윤 총장의 반격 카드는 법적 대응밖에 없다.  

 

검사징계법상 감봉 이상의 징계는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재가한다. 윤 총장의 정직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에 달렸다.

 

이후 윤 총장이 징계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 법원은 우선 징계위 절차에 위법함이 있었는지를 따지게 될 전망이다. 윤 총장 측은 그동안 검사징계법에 따라 △징계위원에서 제척되어야 할 추 장관이 징계위원들을 위촉·지정하고 윤 총장에게 기일을 통보한 점 △징계위원이 법률에 명시된 7명에 미달한 점 △징계위원회 직무대리인 정한중 한국외대 교수가 징계 청구 이후 위촉된 점 △징계 청구 이유가 된 사건의 당사자가 위원으로 위촉된 점 등 절차적 흠결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다만, 정직 2개월이라 법원이 징계 효력을 멈춰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이번 징계로 윤 총장은 내년 7월 임기의 절반을 허비하게 되지만, 이것이 곧바로 집행정지 인용 기준인 ‘돌이킬 수 없는 손해’로 판단되는 것은 아니어서다. 재판부에 따라 남은 총장 임기 동안 수사지휘 여부를 달리 판단할 수 있다.

 

尹, 출근길 지지자들에 “마음으로 감사” 인사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정문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 이제 여기 나오시지 마시라.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말하고 있다. 동아일보 유튜브채널 영상 캡처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는 법적인 판단 외에 윤 총장이 기댈 만한 언덕은 여론의 지지여부다. 윤 총장이 명예를 회복하고 여론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변수로는 법무부가 ‘재판부 성향 분석 문건’ 의혹과 관련해 윤 총장을 수사의뢰한 것 등이 거론된다. 문건 사건은 당초 추 장관 측 인사로 꼽히는 대검 한동수 감찰부장이 수사를 주도했으나 수사 공정성을 우려한 대검이 서울고검 감찰부로 사건을 넘겼다. 만약 수사결과가 윤 총장 쪽에 유리하게 난다면 법무부의 징계 논리가 허물어질 수도 있다. 여론마저 윤 총장 지지가 우세하면 “징계청구 자체가 부당하니 취소해달라”는 윤 총장 사건을 심리하는 법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 총장에게 잇따라 판정패를 당하다 비장의 징계 카드로 한방 먹인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손이 묶인 것을 계기로 윤 총장 가족과 측근이 연루된 수사의 고삐를 세게 쥘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의 측근인 이성윤 지검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현재 윤 총장 아내 김건희씨 회사 코바나컨텐츠의 협찬금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김씨는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며 수사 선상에 오른 회사들로부터 전시회 관련 협찬금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직무배제 명령을 내린 지난달 24일 윤 총장의 장모 최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중앙지검은 윤 총장 측근인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관련 의혹 사건도 수사 중이다.  

 

이창수·이희진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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