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위생용품 ‘템○’를 판매하는 동아제약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들에게 ‘성차별적인 질문’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와 공식 사과한 가운데, 면접 피해자가 다시 불쾌감을 토로하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는 입장 글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8일 카카오 브런치에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이번에 이슈가 된 2020년 11월16일 진행된 동아제약 신입사원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했던 피해자 본인”이라고 자기 소개한 뒤,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런 글을 쓰게 될 줄 몰랐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진 이런 중대한 사건에 동아제약에서 사장 명의로 ‘유튜브 댓글’에 올린 사과문 같지 않은 사과문을 보니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글쓴이는 자신이 동아제약 면접과정에 있었던 성차별 피해를 폭로하게 된 이유와 함께 당시 자신이 내놓았던 답변, 동아제약 측의 유튜브 댓글 사과문의 문제점 등을 열거했다.

그는 “(문제가 된 유튜브) 해당 채널만 막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셨나 보다”라면서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대중의 인식 수준이 높아진 지금은 2021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대로 된,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요구한다. 만일 동아제약에서 빠른 시일 내 제대로 된 사과문을 내지 않는다면 저도 다음 스텝을 밟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여성 지원자에 “군대 다녀 올 생각 있나?”… 유튜브 방송 때문에 드러난 성차별 채용 의혹

이 논란은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네고왕2’에서 비롯됐다.
해당 방송에서 방송인 장영란씨는 동아제약을 찾아 최 대표를 ‘생리대왕’이라 부르며 생리대 가격 할인 협상에 성공했다. 영상은 훈훈한 미담과 함께 화제를 낳으며 하루 만에 조회수 130만회를 돌파했다.
그런데 한 누리꾼이 해당 영상 댓글에 “지난해 말 면접 볼 때 인사팀 팀장이라는 사람이 유일한 여자 면접자였던 내게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거 동의하냐’고 묻고 ‘군대 갈 생각 있냐’고 묻더니 여성용품 네고? 웃겨 죽겠다”라고 적었다.
이어 비슷한 댓글이 이어지며 실제 채용과정에 성차별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논란이 일자 최 대표는 다음날 6일 유튜브 댓글을 통해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면접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면접 매뉴얼을 벗어난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지원자와 고객에 고개 숙였다.
그는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면서 “(유튜브) ‘네고왕’ 촬영 전 인지하지 못했던 면접 건이 논란이 돼 취지를 퇴색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누리꾼은 “여성은 뽑기 싫은데 여성용품은 팔고 싶은가”, “면접 본다고 불러놓고 군대 얘기만 할 거면 남의 귀한 시간 뺏지 말고 그냥 남자만 뽑는다고 공고에 올려놓든지”, “이제부터 동아제약 제품 안 삽니다” 등 댓글을 달며 불매운동 조짐으로까지 번졌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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