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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총장에 김오수 지명… 정권 ‘방패막이’가 인선 기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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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3 23:04:01 수정 : 2021-05-03 2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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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독립 지킬지 의문
후배 검사들의 신망도 못 얻어
인사청문회서 철저히 검증해야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5.3 saba@yna.co.kr/2021-05-03 18:24:44/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고 새 검찰총장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임기를 4개월가량 앞두고 중도 사퇴한 지 60일 만에 새 검찰 수장이 낙점된 것이다. “차기 총장 인선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상관성이 크다”고 한 박 장관의 말마따나 정권 말을 가장 잘 듣는 인사를 골랐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확보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방침에 어울리는지도 의문이다. 대표적인 친여 성향인 데다 후배 검사들의 불신을 사는 그가 검찰총장에 적합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후보자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지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그는 문재인정부 들어 법무차관에 발탁돼 22개월간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내리 보좌한 검찰 내 대표적인 친여 인사로 통한다. 금융감독원장·공정거래위원장·국민권익위원장 등의 후보 물망에 올랐을 만큼 정권과 가깝다. 청와대에서 감사위원으로 두 차례나 추천했으나 최재형 감사원장이 ‘코드 인사’라고 거절한 전력도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총장 후보자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총장후보추천위에서 선정한 총장 후보 4명 중 가장 적은 지지를 받은 것만 봐도 그렇다.

김 후보자에 대한 검찰 내 시선은 싸늘하다. 차관 재직 때 법무부와 대검 사이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하고 정부 편에 섰다는 내부 비판이 적지 않다. 조국 전 장관 수사 때는 대검에 당시 윤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해 후배 검사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법무부 5적’ 중 1명으로 꼽힌다는 말도 나돈다. 더구나 최근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으로 수원지검의 서면조사를 받았다. 자칫하면 ‘피의자’ 검찰총장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차기 총장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무가 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갈라진 검찰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검찰개혁을 이행해야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나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 걸맞은 경쟁·협력 관계를 구축해 부정부패 수사역량이 약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과연 김 후보자가 이런 난제를 무리 없이 수행할 자질과 역량이 있는지 걱정스럽다. 국회가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국민은 김 후보자가 정권에 충성하는지, 국민에 충성하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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