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단지 상승세 주도 지속
노원, 0.21% 올라 6주 연속 1위
강남권, 대치·잠실 등 위주 강세
세종, 81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
집값 급등세 피로감 작용한 듯
전국 전셋값 상승폭 소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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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궐선거 전후로 들썩이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재건축단지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15주 만에 0.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주(17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1주일 만에 0.1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4 공급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째주(0.10%) 이후 15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연말부터 상승장에 진입했다가 서울 32만가구를 포함해 전국에 83만가구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내용의 2·4대책이 발표 직후부터 안정세를 찾기 시작했다. 4월 첫째주에 0.05%까지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4·7 보궐선거를 계기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시 반등했다. 서울시가 선거 직후 과열 움직임이 나타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의 주요 재건축·재개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지만, 여전히 개발 기대감이 꺾이지 않으면서 집값도 강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번주에도 재건축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재건축단지가 다수 분포한 노원구는 아파트값이 0.21% 올라 6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에서는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인근 반포·서초동의 매수세가 달아오르며 서초구가 0.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0.16%)는 잠실·가락·풍납동 재건축 주요 단지 중심으로, 강남구(0.13%)는 학군 수요가 높은 대치동·압구정·도곡동 위주로 올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여의도동이 있는 영등포구도 인근 신길·문래동의 역세권 단지 위주로 올라 지난주 0.10%에서 이번주 0.12%로 상승폭을 키웠고, 양천구도 규제를 피한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오르면서 이번주 0.10% 상승했다.
수도권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27%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0.23%)도 지난주와 동일했다.
지방에서는 세종이 -0.10%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2019년 10월 넷째주 이후 81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세종시의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여당발 행정수도 이전론이 확산한 시점부터 계속돼온 가파른 집값 급등세의 피로감이 한꺼번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세종시 아파트값이 워낙 많이 오른 데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까지 크게 늘면서 최근 서둘러 집을 처분하려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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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상승률은 70.25%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에다 공무원에 대한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논란까지 확산하면서 향후 세종시의 아파트 매물이 더 많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13%에서 0.14%로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서울(0.03%)과 수도권(0.12%)은 3주 연속 횡보한 가운데 지방의 전셋값 상승률은 0.14%에서 0.15%로 약간 가팔라졌다.
서울에서는 재건축 이주 수요의 영향으로 서초구가 유독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5월 첫째주 0.01%, 지난주 0.04%에 이어 이번주는 0.07%로 상승폭을 키웠다. 서초구에서는 올해 반포주공 1단지와 신반포 18·21차 등 5000여가구가 재건축을 위해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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