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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원장 내정자 "연합훈련 안 해도 된다"… 文 정권 코드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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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09 13:00:00 수정 : 2021-08-09 15: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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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 구체적 내용 北에 알려야" 주장도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 연합뉴스

국립외교원장으로 내정된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이 공개적으로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연이어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홍 내정자는 지난 6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원론적으로 보면 반드시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군사력을 볼 때 북한보다 재래식 군사력은 우수하다”며 “우리가 북한보다 모자란 것이 비대칭 전력으로 핵전력인데, 미국이 핵만 확실하게 신뢰성 있으면 훈련은 꼭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 내정자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오히려 연합훈련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봤다. 그는 “김여정 부부장이 연합훈련이 다 준비돼서 진행이 되는 과정에서 성명을 발표해 ‘(훈련을) 하지 마라’니까 국민여론이나 한·미관계를 생각할 때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홍 내정자는 북한 입장에서 연합훈련은 ‘괘씸한 행동’이고 한·미동맹은 ‘눈엣가시’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남의 나라 연합훈련을 그만두라고 그러는 것은 명백한 주권 간섭의 문제”라며 “남북 관계의 진정성이 있다고 한다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날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 북한의 경제력이 남한의 53분의 1로 축소됐고, 군사비도 우리가 10배 이상 쓴 지 10년이 지났다”며 “저는 본래 연합훈련은 안 해도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홍 내정자는 “사실 (남북)통신선을 연결하던 그때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잡았어야 한다”며 “미국 측에 ‘미안하지만 한반도 평화의 봄을 다시 맞는 게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연합훈련을) 연기합시다’라고 우리가 선제적으로 (제안)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 내정자는 “연합훈련을 하면 남북관계가 빠르게 진전은 안 될지 모르지만, 한다고 하더라도 남북관계를 파탄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 내정자는 한·미연합훈련의 구체적 내용을 북한에 알려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북한의 핵 공격이 임박했다고 간파되면 선제공격하는 내용이 (연합훈련에) 들어있다”며 “북한이 제일 싫어하는 참수훈련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을 하더라도 이런 훈련은 이번에 안 한다는 걸 간접적으로라도 밝혀야 한다”며 “방어훈련이라는 취지를 좀 더 강화해 규모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내정자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정권의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외교 정책 연구와 외교관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국립외교원의 내정자 발언으로는 부적절해 보인다“며 “듣기에 따라 정권의 성향에 지나치게 편승한 발언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외교 전문가는 “내정자의 발언 일부만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인터뷰 전문을 보면 그가 무슨 의도로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있다”며 “다만 외교관들을 양성해야 할 국립외교원의 장으로서 발언에 더 신중을 기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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