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도 참관… 세계 7번째 기록
공대지미사일 항공기서 분리 시험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도 밝혀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 우리 군도 15일 첨단 미사일 전력을 대거 공개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이날 오후 충남 안흥 소재 ADD 종합시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서욱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최초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중에 머물고 있던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에서 발사된 SLBM은 수중 사출 과정을 거쳐 수면 위에서 엔진을 점화해 비행을 한 뒤 목표지점에 명중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로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SLBM 발사과정은 콜드론치(수중에서 잠수함이 압축공기로 탄도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올린 뒤 엔진을 점화하는 기술)→부스터 점화→메인추진기관 점화→장거리 비행→탄착 단계로 진행된다. 지금까지는 관련 시험이 메인추진기관 점화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험발사로 SLBM의 발사부터 최종 탄착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성공했다. 군은 추가 시험발사 등을 거쳐 SLBM을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올해 말 ADD 주관 탐색개발이 끝나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의 항공기 분리시험도 이뤄졌다. F-4 전투기에서 분리된 미사일은 날개를 펼친 후 목표지점까지 비행해 표적을 타격했다. 군은 탐색개발 종료 후 체계개발을 거쳐 2028년 이후 KF-21 전투기에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항공기에서 미사일을 분리한 후 최종 개발완료 단계까지 10여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기간 연장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ADD는 탄두중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해 중반쯤 개발이 완료된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북한 지하갱도를 일격에 파괴할 수 있다. 북한은 주요 전쟁지휘본부와 공군기지 등에 지하갱도나 콘크리트 벙커를 건설해 전투기나 장사정포 등을 은닉하고 있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일반적인 미사일보다 훨씬 무겁고 파괴력이 강한 탄두를 사용,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갱도와 벙커를 무력화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음속의 수 배에 달하는 속도로 날아가 적 함정을 파괴하는 초음속 순항미사일도 지난해 말 개발을 완료했다.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이 지난 7월 29일 성공한 사실도 공개됐다.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켜본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다 안심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었다”며 ADD연구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시험의 성공은 국내 방위산업 발전 및 수출 확대와 우주개발 촉진 등의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로 군의 고체추진체 기술을 민간이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군이 적극적인 문군협력을 통해 민간 우주산업 활성화와 국내 발사체 시장 형성에 기여하는 한편, 우주 분야 첨단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주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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