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최고 10%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는 '청년희망적금'에 200만명이 몰리는 등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가입하지 못한 청년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소득기준이 높아 월 실수령액 270만원만 돼도 청년희망적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취업을 한 사회초년생도 가입이 불가능해 논란을 더하고 있다.
23일 뉴시스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11개 은행은 이날 5부제 가입 방식에 따라 1988년·1993년·1998년·2003년생을 대상으로 청년희망적금 신청을 받고 있다. 비대면 가입은 영업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대면 가입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접수할 수 있다.
전날에 이어 시중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은행별 편차가 있지만,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약 2만명이 접속 대기 중이었다. 또 트래픽이 과다하게 몰려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년희망적금은 만기까지 납입하는 경우 시중이자에 더해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저축장려금에다 이자소득세 면제 등까지 합하면 금리 연 10%대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매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만기는 2년이다.
올해 청년희망적금에 배정된 예산은 456억원이다. 월 납입 최대한도인 50만원으로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가입 가능 인원은 약 38만명이다. 청년희망적금 가입대상 '미리보기' 서비스 운영 결과 조회 인원이 약 2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산이 상당히 부족하다.
예산 부족으로 상당수가 가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모든 청년이 내달 4일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단, 나이와 소득 기준이 충족하는 청년들에 한해서다. 청년희망적금 가입 조건은 연 소득 3600만원 이하, 만19~34세이어야 한다.
이 때문에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청년희망적금 대상 기준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소득 기준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연 소득 3600만원에서 세금 등을 제외하면 실제 근로자가 받는 돈은 약 264만원이다. 즉 270만원만 받아도 청년희망적금 대상에 제외되는 셈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평균임금은 월 273만4000원이다.
소득 기준은 높지만, 보유 자산 기준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택 등 자산을 보유하더라도 소득 기준만 맞으면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한 재테크 블로그에서 A씨는 "본인 건물 몇 채가 있는 금수저도 소득 기준만 맞으면 가입 조건에 해당하는 것이냐"며 "청년희망적금 가입 기준이 왜 소득 기준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씨 역시 "흙수저인데 연봉만 높다고 해서 혜택을 못받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취업한 사회초년생들도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할 수 없다. 지난해 처음 소득이 발생한 근로자·자영업자는 오는 7월 '지난해 소득'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7월에 청년희망적금을 신청할 수도 있지만, 정부가 내달 4일 가입을 마감하기로 해 사실상 이들은 가입이 불가능하다. 현재 정부는 2020년 소득을 기준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득 기준을 확대하거나 자산 보유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금융당국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입요건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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