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지지 잃기 전 돈 부족해질 것”
전 나토군 사령관은 푸틴 비꼬기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전쟁 비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권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유럽의 경제제재로 러시아의 국가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전투기 보수나 미사일 등의 보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양상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과 만나 군 예산 증액을 협의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비(戰費)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막대한 규모에 이른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의 조사기관 등은 이달 초순 러시아의 전비와 관련해 “최초 나흘간은 하루 70억달러(약 8조4000억원)였다. 닷새째부터는 (하루) 200억∼250억달러(약 24조∼30조원)로 팽창했다”고 추산했다.
이 추산을 적용할 경우 지난달 24일 전쟁 발발 이후 30일까지 러시아가 쏟아부은 전비는 6480억∼8030억달러(약 777조6000억∼963조6000억원)이다. 수치가 과장됐을 가능성도 있으나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의 세입은 연 25조루블(약 342조5000억원)정도다.
러시아의 조사보도 전문매체 인사이더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지난 26일 하루 발사한 미사일 52기의 총액은 추계 3억4000만달러(약 4080억원)다. 러시아군이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중부 공항에 고가의 장거리 정밀유도탄 8발을 발사해 푸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보도도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사령관 겸 유럽주둔미군사령관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국민 지지를 잃기 전에 돈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서방의 대(對)러 제재는 우크라이나군 저항에 전투기, 헬리콥터, 전차 등이 파괴되고 있는 러시아군의 보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투기 등에는 러시아로 수출이 금지된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 미사일이나 전투기 제조에 필수적인 반도체도 금수 대상이어서 입수가 어렵게 됐다.
일본 정부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자동차 등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4월5일부터 600만엔(약 6000만원)을 넘는 자동차 등 19개 품목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한다. 대상은 신차와 중고차 여부를 따지지 않고 600만엔 이상인 고급 자동차와 60만엔(약 600만원) 이상인 오토바이, 20만엔(약 200만원) 이상인 그랜드 피아노, 4만엔(약 40만원)을 넘는 보석과 향수 등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대러 수출액의 40% 이상은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다며 토요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등이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고가 승용차와 보석 등 사치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러시아 추가 제재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