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입성 후 8월 전대 출마, 당권 장악 경로 밝을 듯
계양을 출마에 '명분 부족' 지적 극복과제…"수사 방탄용" 시선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3·9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인천 계양을)에 직접 등판하는 것은 물론 6·1 지방선거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판 전체를 진두지휘하기로 한 것이다.
대선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이 전 지사가 '초고속 복귀'를 결단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사수를 위한 '이재명 역할론'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열세, 경기는 박빙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이 전 지사에 대한 차출론이 줄곧 분출됐다.
어차피 차기 대권을 노려야 하는 만큼 여의도 정치에 들어와 '0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조언도 적잖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 터라 일찌감치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해 온 참모진들의 의견은 반반으로 갈렸다"며 "당 지도부의 지속적인 요청에 본인이 결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가 당 지도부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출마 지역을 자신의 연고지인 경기 성남시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로 정한 데에는 여러 정치적 고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분당이 본인의 정치적 고향이자 토대이기는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도 드러났듯 보수성향이 짙은 곳이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실제 당내에도 적지 않다.
만에 하나 낙선할 경우 몰아칠 정치적 타격을 감안해 그나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계양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선 경쟁자였던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 분당갑에 굳이 뛰어들어 '미니 대선' 모양새를 갖출 필요가 없지 않으냐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분당은 대선 내내 네거티브 프레임으로 작용했던 대장동 의혹의 중심지"라며 "분당갑에 나섰다가는 또 대장동 공방이 일면서 지방선거 전체에도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지사의 전격 등판을 두고 우려 섞인 시각도 없지 않다.
대선 당시 0.73%포인트 차로 석패하기는 했지만 두 달도 안 돼 정치 전면에 나선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2007년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전 의원은 대선 패배 후 넉 달 만에 총선에 나섰다가 정몽준 전 의원을 만나 낙선한 바 있다.
'안전한' 국회 입성을 위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지역구였던 계양을을 택했지만 지역적 연고가 없어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이 전 지사가 잇따른 검찰·경찰 수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방탄조끼용'으로 급히 이번 선거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전 지사는 지난 1월 대선 유세에서 "제가 지면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갈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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