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 ‘윤석열 사단’ 약진 예상
윤석열 대통령이 금명간 한동훈 전 검사장을 신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면 검찰 인사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과정에서 사의를 표명한 고검장급 인사들의 사표가 수리되고,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고위 간부들은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물갈이가 예상된다. 검수완박으로 침체된 검찰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라도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 따르면 한 후보자의 검찰 인사 최우선 과제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를 꾸리는 것이다. 지난 6일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사표가 수리된 뒤 검찰은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박 차장검사도 최근 세 차례나 사의를 표명한 바 있어 사실상 지휘부 공백 상태에 놓였다는 평가다.
한 후보자가 추천위 구성 이전에 ‘검찰 2인자’인 대검 차장검사, 검찰 내 최고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 등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천위가 소집돼도 후보 천거,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면 총장 임명까진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서다. 이에 총장 임명에 앞서 신임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검찰 중심을 잡고, 한 후보자가 신임 검찰국장 등과 함께 검사장 등 후속 인사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검 공공수사부 라인 인사 등을 먼저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한 후보자가 총장을 잠정한 뒤 원포인트 인사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장관·차관에서 ‘기수 역전’이 이뤄졌다곤 해도, 검찰 내 기수 역전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총장 기수가 정해져야 대검 차장검사를 포함한 고검장 후보군을 추릴 수 있으므로, 한 후보자가 총장을 비공개로 내정한 뒤 인사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 모두 검찰 시절 고속 승진으로 ‘기수 파괴’의 주역이었던 만큼, 검찰도 기수보단 능력 위주의 ‘깜짝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검찰 내부에선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대거 약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요직에 거리낌 없이 측근을 기용하는 윤 대통령 인사 스타일이 검찰 인사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사의 경우 법무장관 등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두봉(25기) 인천지검장, 박찬호(26기) 광주지검장, 이원석(27기) 제주지검장 등 역시 검찰 내 ‘윤석열 라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검찰 내 최고 실력자로 꼽히는 여환섭(24기) 대전고검장, 후배 검사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김후곤(25기) 대구지검장 등도 차기 총장으로 거론된다. 총장 후보들은 대검 차장검사, 검찰국장 후보군에도 함께 포함돼 있다.
한 후보자 취임 직후 앞선 고검장들의 사표가 처리된다면 고위간부 인사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23∼26기, 검사장은 25∼29기 검사들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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