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성·대표성·균형 등 조화 필요
균형인사 통해 차별 없애야 ‘공정’
공직자 과거행적 엄격 공개 맞아
인사청문, 정책·도덕 측면 구분을
윤석열정부의 초대 내각이 인사청문회 진통 끝에 속속 출범 중인 가운데, 새 정부 인사 정책 방향이 능력주의에 지나치게 쏠려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을 맡고 있는 조태준 교수(상명대 행정학부)는 지난 1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사 정책의 가치는 수월성, 대표성, 균형 등 여러가지가 있으며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이번 조각은 너무 능력 위주로만 뽑았다”고 진단했다. 차기에는 대표성이나 다양성을 좀 더 고려해 화합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다. 균형인사의 경우 “정량적 목표만 채우기보다 조직에 도움이 된 부분을 성과 관리 차원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 검증 과정을 보며 실망한 국민들이 많다.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도덕·윤리 기준이 상향 조정됐는데 후보자들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미스매칭이 나타났다. 부정적으로만 볼 현상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며 학습 효과가 생길 것이다. 인사청문의 경우 정책과 도덕 측면을 구분했으면 한다. 지금은 정책 수행능력 평가보다 살아온 궤적과 도덕성 논의를 정치적으로 공방하는 데 그치고 있다. 과거 행적에 대해서는 공직자로서 밟고 넘어야 할 과정이므로 엄격하게 공개하는 게 맞다.”
―앞으로 5년간 인사 정책 기조는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윤 정부 조각은 대체로 능력 위주로 진행돼 모든 걸 능률과 효율 위주로 가겠다는 정부 운영 방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조직 수장이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행정 서비스나 정책 효과가 높아지지 않는다. 사기업 인사가 아닌 이상 대표성과 균형 등 여러 가치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지역·성별 대표성 등 다양성을 적극 고려해 내각을 꾸리는 것이 국민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다. 수월성 위주 인사 기조를 이어가더라도 통합과 균형이라는 관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균형인사를 하는 것이 ‘공정’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나.
“여성, 장애인, 지역인재의 경우 능력주의 하에서 조직문화 탓에 공직에 들어갈 기회 등을 상대적으로 갖지 못했다. 균형인사나 다양성 관리를 통해 이들이 받은 차별을 적극 보완하는 것이 거시적 측면에서 공정을 이뤄가는 과정이다. 이를 사회적으로 합의하려면 인사혁신처나 중앙 기관이 균형인사의 성과를 좀 더 파악하고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역차별 논란 등도 줄어들 수 있다.”
―인사혁신처가 그동안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는.
“인사제도를 혁신하는 제도나 법률 제·개정은 많이 이뤄졌다. 이제는 ‘공직사회 혁신’이라는 과제로 넘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인사처의 조직과 지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전 부처적으로도 조직개편 시 자리다툼 문제를 해결하는 등 혁신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 최근 인사처가 ‘적극행정’을 테마로 잡은 만큼 기존 계급제, 일반행정가주의에서 벗어나 전문성, 개방성, 다양성 등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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