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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버섯구름(오애리·구정은, 학고재, 1만8000원)=오랫동안 신문 국제부에서 일한 저자들은 토막토막 끊어진 국제뉴스의 앞뒤를 들여다보고, 한발 더 나아가 이를 우리의 일상과 연결 짓는다. 저자들은 성냥, 고무공, 생리대, 핵무기, 가짜뉴스, 커피, 고래, 백신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일상의 미시사에 천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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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공업사 1876~1945(배성준, 푸른역사, 2만8000원)=고구려연구재단 및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을 지낸 저자가 식민지 자본주의의 근대적·식민적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1876년 개항부터 1945년 식민지 해방까지 식민지 공업의 재생산구조와 발전의 한계를 밝힌 책. 식민 본국과의 통합과 재생산 방식의 파행 분석, 개항 이후 식산흥업정책의 좌절, 일본 독점자본 계통 대공장과 소공업의 이중구조, 전시 공업화의 본질과 민낯 등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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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개성상인과 인삼업(양정필, 푸른역사, 2만5000원)=인삼을 약효가 아니라 산업사 측면에서 바라보고 연구한 책. 개성상인을 분석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승정원일기’, ‘호적세표’를 비롯해 다양한 사료를 통해 인삼업 150년 역사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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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연극 키네마(이상길, 이음, 3만2000원)=무용가 최승희의 오빠로 알려진 최승일을 조명한 책. 그는 최승희가 세계적 무용가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작가, 연극, 방송, 영화 등 일제강점기 다양한 문화예술 영역에서 활동한 ‘식민지 지식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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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마틴 브룩스, 이충호 옮김, 갈매나무, 1만7000원)=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비평가인 저자가 8년 동안 직접 초파리를 연구한 책. 개정판. 초파리의 생물학을 통해 탄생과 학습, 노동, 죽음 등 삶에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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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격(케이티 엥겔하트, 소슬기 옮김, 은행나무, 2만원)=우리가 마주할 ‘존엄한 죽음이 보장된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는 책. 저자는 1940년대부터 존엄사가 합법인 스위스, 가장 포괄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1994년 세계 최초로 존엄사법을 통과시킨 미국(오리건주) 등에서 있었던 죽음과 존엄에 관한 철학적·제도적·법적·윤리적 논의부터 존엄한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을 비밀리에 돕는 지하조직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존엄과 죽음에 얽힌 논쟁과 활동을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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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스몰린의 시간의 물리학(리 스몰린, 강형구 옮김, 김영사, 2만4800원)=미국의 이론물리학자로 캐나다 페리미터 이론물리학연구소 창립 멤버이자 수석교수인 저자가 최신 물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시간의 물리학에 관한 논의를 다룬 책. 저자는 충분한 정보가 있으면 모든 입자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양자역학 등 현대 물리학의 관점을 언급하며 “이런 관점이 오늘날 이론물리학과 우주론을 막다른 곳에 다다르게 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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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상호부조론(딘 스페이드, 장석준 옮김, 니케북스, 1만5800원)=변호사이자 미국 시애틀대 로스쿨 부교수인 저자는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는 사회 운동과 연계를 맺으며 벌어지는 구조 활동을 의미하는 ‘상호부조’를 강조한다. 재난 시기야말로 정치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하며, 현재와 미래의 위기를 대비한 민중의 연대로서 상호부조의 가치와 가능성을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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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미식(이의철, 위즈덤하우스, 1만5000원)=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이자 생활습관의학 전문의인 저자는 기후 위기 시대에 모두를 구할 수 있는 생존 식습관으로 ‘기후미식’을 제안한 책. 기후미식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식,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염두에 둔 음식을 준비하고 접대하는 행동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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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유나이티드(정경, 똑똑한형제들, 1만7000원)=성악가 정경이 오랜 시간 동안 국내외에서 활동해온 한국의 클래식 음악가 12명을 만나 기록한 대담집. 지휘자 윤의중,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첼리스트 양성원, 작곡가 최우정, 바리톤 고성현 등 각기 다른 악기와 분야를 전공한 음악가 12명의 음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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