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美, 사이버공간까지 압박
박진 “북핵에 단호한 메시지 긴요”
16일 워싱턴서 확장억제 논의
최근 선제적인 핵무기 사용 독트린(교리)을 법제화한 북한이 내부적으로 국제사회 대북 제재에 굴하지 않는 ‘자립’ 등 사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미 당국은 고위급(외교·국방부 차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 등 ‘차원이 다른 북핵 대응’을 위한 세부적인 조율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1면 논설 기사를 통해 “제국주의자들이 제재를 만능의 수단으로 여기며 어째 보려고 기승을 부리지만 우리는 자립의 길로 끝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자주를 목숨처럼 여기는 우리 인민에게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통일부를 ‘밥통부’라고 지칭하고 권영세 통일부 장관 실명을 거론하며 “역적패당의 천박한 사고에서 출발한 얼빠진 넋두리”라고 비난했다. 정부의 대북 로드맵 ‘담대한 구상’ 제안을 거부한 북한이 당분간 한·미와의 강대강 대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미국의 추가 제재 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상화폐 ‘돈줄’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외무성은 “인류 공동의 재부인 사이버 공간까지 극악무도한 대조선 압박 실현의 도구로 써먹으려는 것이 바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의 집중적 발로”라고 강변했다.
한·미는 궁극적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라는 입장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통화에서 “국제사회가 단합해 단호한 메시지를 계속해 발신하는 게 긴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핵 억제와 관련해 우리는 검증된 정책과 절차를 갖고 있으며 여기에는 국제동맹과의 매우 긴밀한 협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이날 이례적으로 조만간 부산에 입항하는 핵항모 ‘로널드레이건호(CVN-76)’의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은 로널드레이건호에 속한 제195 타격비행중대의 별칭이 1951년 북한 화천댐을 파괴한 ‘댐 버스터’라고 강조했다. 또 로널드레이건호 계정의 페이스북에는 함재 조기경보기(E-2 호크아이)의 기동 장면이 올라와 있다.
한·미는 16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3차 EDSCG 회의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같은 추가 도발 시 미 전략자산 전개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미국의 강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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