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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사망’ ‘냉면 계란 사망’…섬뜩한 여름 식중독 [건강+]

입력 : 2024-06-17 06:00:00 수정 : 2024-06-16 21: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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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불청객 식중독

살모넬라균 열에 취약해
난류·육류 조리 전 손씻기
75도에서 1분 이상 익혀야

장염 비브리오균도 ‘주범’
날 생선·조개류 섭취 주의

설사, 독소 배출 회복과정
지사제 등 남용은 말아야

“김밥 먹은 후 20대 여성 사망”, “냉면 먹은 60대 사망하고 33명 식중독”….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식중독’으로 인한 환자 발생이 뉴스에 등장한다.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식중독으로 사망에 이르는 소식도 전해진다.

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식품을 섭취해 발생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섭씨 4~60도, 특히 35~36도 내외에서 가장 빠르게 증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8월 평균 식중독 환자 수는 3414명으로 식중독 환자 수가 가장 적은 달인 2월에 비해 66%가 증가했다.

◆계란 익혀도 살모넬라 안 죽는다? No

최근 2∼3년간 김밥, 냉면 등에 포함된 계란 지단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살모넬라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살모넬라균은 닭·오리 등 가금류가 흔한 감염원이다. 대부분 조리 시 도마, 칼, 주방기구를 통한 교차오염으로 많이 발생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김밥과 육전, 달걀지단이 올라가는 밀면, 달걀이 주재료인 케이크 등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달걀로 만든 음식에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살모넬라균은 열에 매우 약하므로, 난류·육류 조리 시 중심 온도가 75도에서 1분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가열·조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식을 익혀 먹었는데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경우라면 충분히 익히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에서는 집에서 계란을 씻어서 보관하는 것을 두고 논란도 있다. 이 경우 껍질의 막을 손상해 오히려 균이 침투를 더 잘하게 하는 위험이 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씻는다고 해서 다 제거되기는 어려운 점도 있다”며 “잘 익혀 먹고 고기·가금류 손질 전후로 손을 씻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계란을 살 때 냉장 보관되면서, 표면 균열이 없는 것으로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살모넬라 식중독의 사망률은 과하게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

박 교수는 “살모넬라균이 장벽과 혈관을 통해 몸에 침투해 심한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 경우, 면역 저하자들은 패혈증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은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위장장애와 심한 탈수를 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제때 수분 보충 등 설사에 대한 적절한 처치를 하는 경우 노약자라고 하더라도 사망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난류·육류는 채소 등과 닿지 않게 보관 △난류·육류를 만진 후에는 비누와 세정제로 손 씻기 △달걀 냉장 보관 △채소용, 육류용, 어류용 등 주방용기 구분 사용 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비브리오 식중독 = 비브리오 패혈증? No

살모넬라 외에 비브리오 식중독도 여름철 식중독의 주범으로 손꼽힌다.

흔히 설사, 구토 등 소화기계 증상을 주로 일으키는 장염비브리오균은 비브리오 파라헤모라이티쿠스(Vibrio parahaemolyticus)균으로 세균 한 마리가 10분 후에 2마리로, 4시간 이후 100만 마리 이상으로 빠르게 증식한다.

치명적인 ‘비브리오 패혈증’은 이런 장염 비브리오균과는 다른 원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다. 이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상처 난 피부가 균에 오염된 바닷물을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박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일단 발생할 경우 사망률이 50 이상인 매우 심각하고 위중한 질환인 만큼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부분 40세 이상의 남자에서 발생하며, 여름철 서남 해안지역의 수온이 18~20도 이상이고, 염도가 25% 정도일 때 주로 발생하는데 만성 간질환자(만성 간염, 간경화, 간암), 알코올 중독자, 면역저하 환자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조개류는 무조건 물에 깨끗이 씻은 후 85도 이상, 5분 이상 끓여서 섭취해야 하는 이유다.

식중독에 걸린다고 지사제와 항구토제 등을 남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구토와 설사는 장내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므로 약제를 잘못 사용하면 독소나 세균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다.

대신 체내 수분 손실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해 수액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설사를 한다고 무조건 굶는 것은 좋지 않다. 위장에 있는 장상피세포는 2~3일만 음식 공급을 하지 않으면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 공급이 적절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설사가 악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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