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택 이상 보유자 비중 조사
非아파트가 아파트 3배 달해
전세사기 등 발생 우려 높아
서울·부산·충남·세종 등 많아
전세사기나 역전세 등의 영향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등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대위변제한 금액은 2015년 1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이 금액은 지난해 3조5544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8월까지만 2조7398억원에 이른다(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 국정감사 자료). 보증보험이 보편화한 덕도 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 가구가 크게 늘었다는 게 근본 이유로 꼽힌다.
자칫 보증금을 날릴 수 있다는 임차인 불안이 커진 가운데 대체로 소형, 비(非)아파트, 10년 이내 주택에서 보증사고 가능성이 큰 다주택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등으로 홍역을 치른 수도권 외에도 충남, 강원, 경남 등도 주택 시장 향방에 따라서는 보증금 사고 문제가 대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리서치 9월호에 실린 ‘다주택자 비중으로 살펴본 역전세 위험’에 들어 있다.
9일 이 논문에 따르면 민병철 연구위원은 임대인이 다주택자라면 높은 부채 비율로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에 착안해 주택소유 통계 자료 등을 통해 주택 특성별 다주택자 보유 현황을 파악했다.
분석 결과, 아파트보다 비아파트에서 다주택자 비중이 높았다. 민 위원은 “아파트에 비해 비아파트의 전세가율이 높고 가격 수준이 낮은 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특히 2주택자, 3주택자 비율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는데 4주택 이상 보유한 비중에서 큰 차이(비아파트 11.7%, 아파트 4.2%)가 났다.
연식 30년 이상은 4주택 이상이 3.9%인 데 반해 5년 이내는 9.6%, 5∼10년은 14.8% 등으로 상대적으로 신축 주택에서 다주택자 비율이 높았다. 소형 면적대에서 다주택자 비중이 뚜렷하게 높다는 특징도 확인됐다.
지역별로 서울과 부산, 충남, 세종에서 다주택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논문은 수도권 외에 충남, 강원, 경남 등도 주택 시장 향방에 따라서는 보증금 사고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특히 충남은 연식이 5~10년인 소형 비아파트 주택의 약 70%를 4주택 이상 가진 다주택자가 보유했다.
민 위원은 “모든 다주택자가 전세사기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레버리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전세 시장 향방에 따라 개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가능하므로 세입자들은 이에 유의해야 한다”고 적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