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진화 애로… 한때 야산 번져
20일 인천의 한 기계 제조공장에서 큰불이 나 일대 건물 30여개 동을 태우고 7시간 만에 불길이 잡혔다. 이날 오전에 발생한 화재는 거센 바람 등으로 순식간에 인근 공장건물로 옮겨붙는 바람에 소방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4분 인천 서구 왕길동의 산업용 기계 제조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인근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당국은 화재 발생 30분 만에 관할 소방서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전 11시2분 인접 소방서 5∼6곳을 추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
불길은 약 300㎡ 규모의 철골조 지상 1층짜리 건물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강한 바람이 방향을 바꿔가면서 불었고, 서로 인접한 공장들이 샌드위치 패널 등 불에 잘 타는 구조라 급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관계자들이 초기에 자체 진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불은 검붉은 화염이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나 경기 김포·고양·파주 등지에서도 보일 정도로 높게 치솟았다. 현장에서 다소 벗어난 곳으로도 상당히 메케한 냄새가 가득했다. 화재 열기는 직선으로 100m 이상 거리에서도 굉장히 화끈할 정도였다고 출동 소방관들은 전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창문을 열어놔 타는 냄새가 심하게 들어왔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맑은 하늘이 연기로 완전히 뒤덮였다”, “살면서 이렇게 큰 연기는 처음 봤다” 등의 목격담이 이어졌다.
불은 야산에도 번졌으나 지방자치단체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대형산불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국은 이날 오후 3시55분 경보령을 모두 해제됐고, 오후 4시2분 큰 불길을 잡았다. 검단소방서 관계자는 “구체적인 화재 원인 및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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