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 시장은 매매 거래와 전세 시장 모두에서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매 거래는 뚝 끊겼고, 전세 물건도 잘 안 나간다”며, 전세 만기가 임박한 집들이 많아 역전세난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주택 거래 시장이 여전히 활기를 잃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21일 한국 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0.47%로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모습다. 7월에는 8,987건의 거래가 있었으나, 9월에는 현재까지 2,730건에 그쳤고, 10월에도 거래량이 722건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거래 감소의 주요 원인은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이다. 9월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인해 대출 한도가 줄어들었고, 1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한 대출 제한이 강화되면서 매수자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광진구 광장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은행에서 올해는 담보대출이 어렵다고 하며, 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전혀 없고, 많은 이들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대기자들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매수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 이후에도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주담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고 있어,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졌다.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매물은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 수는 8만6천934건으로, 기준금리 인하 이후 2.2% 증가했다.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어 매수·매도 모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1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출이 거절되어 가계약금을 잃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세 대출이 막히면서 주거 이동이 어려워지고 있다. 아실의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4만9천99건으로 증가하여, 시장에는 전월세 물건이 쌓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출 규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며, 집값도 약세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강북 등 외곽지역부터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