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레이크 성공이 밑거름
2006년 하노이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1단계 사업 마무리…
시민들 삶 바꿔놔
‘개발 로컬라이제이션’에 잇단 러브콜
끼엔장으로 새 이정표 제시
2035년까지 3억9000만달러 투입 개발
국내 건설사 최초 해외 임대주택 도전
향후 동남아 등 개발사업 다각화 추진
“스타레이크 시티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우리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는 대우건설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경영 DNA가 독보적인 대우건설이 베트남에서 스타레이크 시티에 이은 새로운 개발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단순 시공을 넘어 프로젝트 입찰에서부터 시행, 시공, 부동산 관리까지 망라한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과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며 베트남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해외 개발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성공 노하우를 또 다른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개발 로컬라이제이션’에 성공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국내 건설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어 주목된다.
◆‘새로운 도전’ 끼엔장 신도시를 가다
지난달 7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2시간을 걸려 도착한 타이빈성 타이빈시 끼엔장. 이곳엔 대우건설의 새로운 도전인 끼엔장 신도시 사업 터가 자리하고 있다. 총 96만3000㎡에 달하는 땅은 한눈에 담지 못할 정도로 넓었다. 근처 건물 15층에서 바라본 부지는 “프로젝트를 위해 남겨뒀다”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빼곡한 건물들 사이 논과 밭으로 정리된 모습이어서 더 이목을 끌었다.
하노이에서 110㎞, 북부 경제도시 하이퐁에서 70㎞ 떨어진 타이빈성은 2018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며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이뤄가고 있다. 주요 도시와 연계되는 도로 등 산업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대규모 항만시설과 국제공항이 가까워 발전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선 인천 송도신도시와 유사한 위치와 역할이다. 타이빈성 내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는 하이트진로가 추진하는 첫 해외 생산공장 부지도 있다.
또한 성 인구 210만명 중 60%인 126만명이 생산가능인구로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 끼엔장 신도시가 들어서는 타이빈시 부지는 타이빈시위원회, 성 위원회가 반경 2㎞ 이내에 있다.
대우건설은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에 걸쳐 약 3억9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이곳에 끼엔장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 토지 보상을 시작으로 도로 및 인프라 공사를 위한 설계 인허가, 확충을 마친 뒤 2027년에는 분양을 시작한다는 게 대우건설의 계획이다.
주거시설과 아파트는 물론 5성급 호텔과 쇼핑몰, 랜드마크 복합시설, 국제학교 등이 자리 잡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의 임대주택에 해당하는 사회주택이 들어선다. 국내 건설사로서는 처음 해외에서 도전하는 임대주택 사업으로, 이 또한 베트남 현지에서 대우건설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만난 대우건설의 현지 파트너인 그린아이파크사의 조니 탕 도안 팀장은 “대우건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젝트”라며 “향후 끼엔장의 지도를 바꿀 수 있는 거대 프로젝트에 대우건설 파트너로서 동참하게 돼 큰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끼엔장 신도시 프로젝트에서 해외건설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정부 사업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따냈다. 전체 사업 지분의 51%를 가진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베트남 각 지역에서 한국형 신도시를 수출한다는 게 대우건설의 목표다. 현재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와 끼엔장 신도시 외에도 동나이성 등 지역에서 신규 도시개발사업 참여를 진행 중이다.
◆스타레이크의 성공, 도시개발을 수출한다
대우건설이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는 무엇보다 하노이에 있는 스타레이크 시티 사업 성과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한복판, 서호(西湖·West Lake) 근처 186만6000㎡에 해당하는 땅에 들어서고 있는 스타레이크 시티는 이미 하노이 시민들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
2006년 시작한 스타레이크 시티 프로젝트는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며 빌라, 아파트 등 1차 주거 지역은 모두 완판됐고, 현재는 상업지구에 신라호텔 모노그램이 들어설 호텔과 오피스동이 점차 모양을 갖춰나가고 있었다. 기자가 직접 가본 스타레이크 시티의 호텔 건설 현장은 1000여명의 근로자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하노이의 새로운 상징을 올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호이스트(외벽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현장 13층에 올라서자 올곧게 뻗어 있는 하노이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날 둘러본 B3CC1 프로젝트는 지하 3층∼지상 35층, 연면적 15만218㎡ 규모에 호텔 1동과 오피스 1동이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약 4억달러 규모다.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KDB산업은행과 KB증권, BNK, 한화증권, 신한캐피탈 등의 국내 금융 기관이 참여한 최초의 베트남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 사례다.
이런 스타레이크 시티 프로젝트의 성공은 하노이뿐만 아니라 베트남 내 지방에도 점차 알려지며 대우건설은 각 지역 사회의 프로젝트 개발 러브콜을 받게 됐다. 끼엔장 신도시 프로젝트의 단지 브랜드가 포레스 스타레이크로 지어진 데도 이런 배경이 있다.
지금까지 베트남은 국내 건설사로서는 정치적, 행정적 차이로 접근이 어려운 국가였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경우 스타레이크 시티의 성공으로 본격적인 베트남 현지 사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우건설은 해외에서 성공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다음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개발 로컬라이제이션’에 성공했다. 대우건설 VINA(베트남 현지 법인) 관계자는 “수백에서 수천 차례 베트남 정부에 문을 두드렸고, 그 과정에서 그 어떤 경쟁업체도 할 수 없는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며 “대우건설만의 현지화 전략을 통해 수익사업을 넘어서 현지 개발을 영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고, 이것이 각 지역에서 대우건설과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충분한 자본과 수행 경험, 상품기획 및 기술력, 현지 규정 이해 등을 통해 향후 동남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방 도시에 대우건설의 기술력이 집약된 한국형 신도시를 건설해 주변 지역 사회에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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