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수 시장이 최근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매수의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되는 전세가율이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매수자들이 아파트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다.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7.8%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4월에 기록한 68.05%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의 비율로,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6억원이라면 전세가율은 60%가 된다. 전세가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대출 규제와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부동산 매매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세가가 귀한 시장이 되었음을 나타낸다.
이달 서울의 전세가율은 54.04%로 집계되었고, 이는 지난해 3월 50.92%에 비해 상승한 수치이다. 서울 내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북구로 62.7%를 기록했으며, 반면 강남구는 42.2%로 가장 낮은 전세가율을 보였다.
부동산 매수 심리는 올해 가장 활발했던 7월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214건에 달했으나, 11월에는 3212건으로 감소했다. 이는 최고점 대비 약 34% 수준으로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을 보여준다.
또한, 부동산 매수의 또 다른 중요한 지표인 PIR(Price-to-Income Ratio)은 11.2로 하락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분기에는 14.8에 육박했었으며, 이는 주택 구매를 위해 10년간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저축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PIR이 낮아지면,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소득의 비율이 줄어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주요 부동산 정책이 정치적 혼란 속에서 동력을 잃고,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관망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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