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운명의 날’…구속영장심사 직접 출석한다

윤대통령, 구속영장심사 출석해 부당성 주장할 듯
공수처, 조사 비협조 등 구속 필요성 강조 예상
헌정사 최초 현직 대통령 영장실질심사 출석
윤 대통령 운명은?…이르면 오늘 밤 결정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참석한다.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오후 2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윤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법정에 직접 출석해 당당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는 변호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출석하시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통령의 명을 받아 계엄 업무를 수행하거나 질서유지 업무를 수행한 장관, 사령관 등 장군들, 경찰청장 등이 구속된 것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신다”며 “법정과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설명해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출석하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배진한 변호사가 전날 윤 대통령을 접견한 뒤 “윤 대통령이 서부지법에서 하는 영장심사에는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기자들에게 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속영장의 경우 체포영장보다 혐의사실이 더 구체적으로 소명돼야 발부되는 만큼, 출석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수사 기관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 온 윤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에는 직접 출석해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위법 등 구속 부당성을 주장할 전망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서부지법 당직법관인 차은경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0기) 심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앞서 지난 1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17일 오후 5시 40분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현직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전례도 없다.

공수처에서는 구속영장심사에 부장검사를 포함해 6~7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이 체포 전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점, 체포 단계에서 경호처를 앞세워 영장 집행을 방해한 점,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점 등을 들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전날 서울서부지법에 제출한 150여 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 대통령을 ‘전형적인 확신범’이라고 지칭하며 재범 우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당시 거대 야당의 잇따른 국무위원 탄핵 등으로 사실상 국가비상사태였기 때문에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충족됐고,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통치 행위이기에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 윤 변호사는 공수처가 2차 계엄 등 재범 위험을 거론한 것에 대해 “물리적으로 상황적으로 대한민국의 여건상 계엄을 두 번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또는 19일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헌정사 최초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 수사를 받게 된다.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은 관저로 복귀해 계엄 사태 수사와 탄핵소추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펼 것으로 예상된다.

국윤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