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한, 훈련 캠프 후 모친과 복귀 중 참변
미국 워싱턴DC 인근 상공에서 군용 헬기 블랙호크와 여객기가 충돌한 뒤 두 항공기에 탑승한 67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한국계 10대 피겨선수 2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30일(현지시간)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는 성명을 내고 전날 추락한 아메리칸항공 5342편에 협회 소속 선수들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에는 약 20명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 코치 등이 탑승해 있었다. 이는 전체 탑승객(승무원 포함 64명)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협회는 이들이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열린 2025 피겨스케이팅 전미선수권대회 이후 진행된 전국 유망주 대상 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탑승 인원 중에는 한국계 미국인 선수도 있었다. 더그 제가이브 보스턴스케이팅클럽 이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클럽 소속 선수인 지나 한과 그의 모친도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같은 여객기에 함께 탑승한 10대 남자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의 유명 피겨스케이팅 선수 부부도 사고 여객기에 탑승 중이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예브게니아 시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와 아들 막심도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슈코바와 나우모프는 199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페어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이들은 1998년부터 미국에 거주하며 피겨스케이팅 코치로 활동해 왔다. 아들 막심 역시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이번 전미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옛 소련 국가대표 출신인 인나 볼얀스카야가 코치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 뒤 여객기에 탑승했다고 타스는 전했다.
전날 오후 8시53분쯤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 항공의 여객기가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상공에서 비행 훈련 중이던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충돌했으며, 이후 두 항공기는 근처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소방당국은 여객기 64명, 헬기 3명 등 탑승자 67명 중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현재 시신 수습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슬프게도 생존자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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