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라푼젤’의 제작을 잠정 중단했다.
미국 현지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THR)는 3일(현지시간) “라푼젤이 머리를 다시 감아올리고 있다”며, ‘라푼젤’ 실사 영화 제작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라푼젤’은 그림 형제의 ‘라푼젤’을 원작으로 한다.
2010년 북미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라푼젤'은 전 세계에서 무려 5억9246만달러를 벌어들였고 국내에서도 100만 관객을 돌파할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이런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디즈니는 ‘라푼젤’ 실사화 제작을 발표했다.
‘위대한 쇼맨’을 연출한 마이클 그레이시(Michael Gracey) 감독이 연출을 맡고, 주인공은 플로렌스 퓨(Florence Pugh)로 결정됐지만, 4개월 만에 제작이 중단됐다.
이는 최근 개봉한 디즈니 실사 작품들이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3년 개봉한 ‘인어공주’ 실사 영화는 기존의 애니메이션 설정에서 인종, 서사, 가치관 등 많은 것을 재해석해 내놓았다.

‘인어공주’ 실사 영화는 원작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개봉했으나, 수많은 혹평에 시달리며 최소 손익분기점인 5억6000만달러를 간신히 넘기는 데 그쳤다.
지난달 19일에 개봉한 실사 영화 ‘백설공주’ 역시 손익분기점은 5억 달러이지만, 현시점 북미 6694만달러, 월드와이드 1억4277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17만 관객을 겨우 돌파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관람객들은 디즈니의 ‘PC주의’가 많은 것을 망쳤다고 불평했다.
‘PC주의’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뜻하며 인종, 성별, 장애, 종교, 직업 등에 관한 편견이나 차별이 섞인 언어 또는 정책을 지양하려는 신념이다.
디즈니가 현시대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PC주의’를 갖추기 위해 원작 팬들이 기대하던 요소들을 삭제시키고 흑인 배우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주얼 적으로 원작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원작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가치들을 변화시킴으로 인해 관람객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보도한 라푼젤의 실사화 제작 중단 소식과 향후 제작 불확실성에 대해 전 세계 ‘라푼젤’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실사 영화가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는 상황에서 디즈니의 또 다른 실사 영화 ‘모아나’는 2026년 7월 10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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