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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들불축제 불놓기 폐지했는데… ‘축제명’ ‘3월 개최’ ‘오름’ 고집해야 하나

입력 : 2025-04-06 13:16:07 수정 : 2025-04-06 13: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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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불놓기’ 복원 조례안 최종 부결
산불경보 기간 ‘불 축제’ 오해 초래
관광객 유치 위해 시기 조정, 불꽃축제 등 새로운 볼거리 검토해야

제주 대표 축제인 들불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오름 불 놓기’가 폐지되면서 축제명과 개최 시기·장소, 새로운 볼거리에 대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환경 파괴 논란으로 없앤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 놓기를 복원하는 내용을 담은 주민 발의 조례안이 폐지됐다.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제주시 제공

제주도의회는 지난 4일 제43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제주도가 재의 요구한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오름 불 놓기)을 최종 부결했다.

 

무기명 전자투표 결과 재석의원 44명 중 찬성 26명, 반대 13명, 기권 5명이었다.

 

재의 요구된 조례는 도의회 본회의(과반수 출석)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공포가 가능하다.

 

들불축제는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재해석한 축제를 만들자는 의미로 1997년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우수축제와 최우수축제, 대한민국축제콘텐츠 축제관광 부문 대상 등에 선정되며 제주 대표축제로 성장했다.

제주들불축제. 제주시 제공

하지만 전국적인 대형 산불 발생과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취소와 비대면 개최를 반복했고, ‘오름 불놓기’가 탄소배출과 대기오염 등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산불 우려도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제주시는 2023년 숙의형 원탁회의를 거쳐 ‘오름 불 놓기’를 하지 않고 빛과 조명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주시 애월읍 주민 1283명은 이 같은 제주시 결정에 반발해 지난해 5월 들불축제장인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남쪽 경사면에 불을 놓는 오름 불 놓기 행사를 계속해서 이어가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안을 청구했고 제주도의회는 같은 해 10월, 이 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당초 조례안은 달집태우기와 오름 불 놓기 등 세시풍속 콘텐츠를 포함해 개최하도록 한 강제 규정이었지만, 수정안은 관련 콘텐츠를 포함해 ‘개최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 바뀌었다.

 

오름 불놓기 행사 진행 여부를 지자체장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전국적인 산불경보 발령 또는 기상 악화 등으로 행사를 정상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개최 시기나 기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내용을 수정했다.

제주들불축제. 제주시 제공

하지만 제주도는 해당 조례안이 상위법인 산림보호법과 제주도 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와 배치된다며 지난해 11월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불을 놓느냐, 마느냐’를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2년 만에 완전 ‘불’ 없는 축제로 첫선을 보인 올해 축제는 강한 비바람에 새별오름 일대 행사장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면서 사흘 일정(3월 14∼16일) 중 첫날 행사만 치러졌다.

 

오름 불놓기는 양방언을 비롯한 아티스트 공연에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디지털 불 놓기’로 대체돼 주목받았지만, 축제가 중도 취소되면서 결국 시연되지 못했다.

 

이처럼 들불축제는 산불경보 기간과 강풍특보가 자주 발령되는 시기에 개최되면서 해마다 날씨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애초 정월대보름에 열렸던 축제가 기상 악화 문제로 3월로 미루면서 ‘정월대보름’도 축제명에서 빠졌다. ‘불’ 대신 ‘빛’이 핵심 콘텐츠로 변경됐지만 축제명은 그대로여서 대형산불이 발생할 경우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개최 시기를 조정해 빛·조명과 함께 불꽃축제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세계불꽃축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불꽃축제, 경북 포항국제불빛축제 등 국내 3대 불꽃쇼와 같은 볼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주에서도 대형 불꽃쇼를 검토한 적이 있다. 제주시는 2000년대 초 제주시 탑동 광장 앞바다에서 불꽃축제를 기획했다가 예산 낭비 논란으로 백지화시켰다.

 

지난 4일 출범한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민관협의체 첫 회의에서 참여 업계 대표들은 내국인 관광객 감소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관광현황과 데이터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관광객에게 새롭고 다양한 볼거리 제공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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