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9일 ‘관세외교’ 美 출장…인천공항서 대선 경선 출마 가시화
“지금 허송세월하는 건 명백한 직무유기…이제는 경제의 시간”
‘분노를 넘어, 김동연’ 출간…310쪽 분량에 성장기·비화 등 담아
9일 인천공항에서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한민국의 기득권을 깨기 위한 ‘3무(無) 선거’에 도전한다. 김 지사는 미국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을 위한 미시간주 관세외교 출장에 나서며 6·3 대선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출마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지사의 3무 선거 도전은 △네거티브 △조직 동원 △매머드 선대위를 배척하는 데 무게를 뒀다. 진흙탕과 같은 비방전과 조직 동원을 피하고, 자원봉사자 위주로 깨끗한 선거 운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21대 대선에서 거대 양당이 주도하는 판을 뒤집겠다며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대선후보로 나선 이력에서 배경을 유추할 수 있다. 당시 김 지사는 거대 양당 후보들이 막말과 네거티브로 대선판을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몰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이를 “답답하고 개탄스럽다”고 평가하면서 경제 관료 출신인 자신이 경제전문가로서 대한민국을 이끌 비전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 시·도 지구당을 창당한 뒤 순수 자원봉사자들로 선거 운동을 꾸려 이목을 끌었다.
김 지사는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미국 출국 보고 및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 이달 7일 출마를 공식화한 김두관 전 국회의원에 이어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대권 주자로선 두 번째이다. 그동안 대권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해온 김 지사 측은 다양한 장소를 물색한 끝에 ‘허브 공항’인 인천공항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측은 이날 “김 지사의 미국 방문은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을 위한 행보”라며 “공항에서 트럼프 관세 문제 대응을 위한 출국 인사와 출마 선언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향하는 미 미시간주는 자동차 완성차 3대 회사(GM·포드·스텔란티스)가 있는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이다. 이곳에 2박 4일간 머물며 경제 외교의 선봉에 설 예정이다. 김 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자동차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지금 허송세월하는 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적었다.

그는 대선 출마 선언일인 9일 자서전인 ‘분노를 넘어, 김동연’도 출간한다. 310쪽 분량의 책에는 상고 출신의 흙수저로 성장해 청와대 비서관, 기획재정부 실장, 경제부총리, 대학 총장 등으로 일해온 인생 이야기와 정계 입문 뒤의 비화 등이 담겼다. 2021년 출간한 ‘대한민국 금기 깨기’의 후속편이다.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며 경선을 치른 이후 향후 거취를 결정하게 된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시·도지사가 출마하려면 대선일인 6월3일 3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다만, 경선 과정에선 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 지사에 앞서 경기도에선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등 도지사 5명이 대권에 도전했으나 경선·본선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 중 이인제 전 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뒤 불복해 신당을 창당해 본선에 나섰고, 이재명 전 지사는 유일하게 경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다.

김 지사의 출마 선언에 맞춰 도청 참모진들도 대거 캠프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대변인 등 공보실 핵심 인력들과 윤준호 정무수석, 안정곤 비서실장 등은 이미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국회의원 출신인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 등도 조만간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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