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가 16년 만에 1480원대를 넘어서며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예상보다 강력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와 중국의 반발에 글로벌 무역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도 원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분 현재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473.2원) 대비 13.7원 오른 1486.9원에 거래 중이다. 종가 기준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10.8원 오른 1484.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487.3원까지 급등했다.

지난 4일만 해도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일부 해소에 환율은 32.9원 떨어졌지만, 7일에는 곧바로 트럼프 관세에 중국 등 주요국들의 반발에 1460원대 후반으로 복귀한 후 8일에는 다시 1470원대로 레벨을 높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직후 중국은 10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대해 미국이 부과한 34%와 같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보복 관세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위협했다.
미국 관세에 맞선 중국의 위안화 절하도 원화값 하락으로 이어졌다. 인민은행은 전날 미국 상호관세 발동, 중동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 내외 정세 동향, 경기추이, 금리차 등을 반영해 1달러당 7.2038위안으로 고시해 전날(7.1980위안)에 비해 위안화 가치를 더 낮췄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신중론도 환율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연설에서 "관세의 경제 영향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며 통화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뉴욕증시는 위험회피 성향이 짙어지며 급락했다. 8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4%) 내린 3만7645.5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7%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15% 내렸다.
국내 증시도 하락세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7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0.12% 떨어진 2331.49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이 218억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코스닥은 0.27% 내린 656.69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트럼프의 대중 추가 관세 위협 등 글로벌 무역전쟁 확전 조짐이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증시 조정 등 위험회피 분위기가 이어지며 원화 자산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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