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없다”… 조기대선 앞두고 멈춘 서울 부동산

입력 : 2025-04-10 11:04:40 수정 : 2025-04-10 11:04:4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서울 아파트 거래량, 4월 317건…전월 대비 95%↓
한 시민이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게시된 매물 정보 앞을 걸어가고 있다. 최근 매수심리 위축과 전세대출 제약 여파로 매물은 줄고 거래는 감소하며, 실수요자들도 ‘관망’에 들어간 분위기다. 뉴시스

 

서울 성동구의 한 전셋집에 거주 중인 직장인 A(36)씨는 요즘 집을 보러 다니는 발걸음을 멈췄다. 올 초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실거주 아파트를 매입하려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기다리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매물이 꽤 올라와 있어서 선택지가 많았는데, 요즘은 물건도 줄고, 집주인들도 버티는 분위기”라며 “탄핵 정국은 정리됐지만, 조기대선이 남아 있어서 조금 더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A씨처럼 발길을 멈춘 실수요자들이 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매수 심리를 보여주는 ‘주택가격심리지수’는 지난달보다 뚜렷하게 하락했고, 거래량과 매물도 동시에 감소하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10일 KB부동산 주간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3월 중순 68.0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며 3월 말 53.1까지 떨어졌다. 이 지수는 수치가 100에 가까울수록 매수자가 많다는 뜻인데, 최근 몇 주 사이 15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발표(3월 19일) 이후 심리 위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아파트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 전체 기준으로 3월에는 7000건대였던 매매 거래가 4월 들어 10일 기준 317건으로 급감했다. 물론 신고기간이 아직 20여일 남아 있지만, 3월에 한껏 올랐던 기대감이 갑자기 꺾이며 수요자들이 매수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물도 줄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보면 이날 기준, 서울 서초구의 매물은 한 달 전 대비 22.4% 줄었다. 송파(-19.1%), 강남(-15.5%), 용산(-11.4%) 등 이른바 ‘강남 3구+용산’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는 중이다. 성동(-6.1%), 마포(-5.1%), 강동(-1.8%) 등도 뒤를 잇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들. 거래량이 줄며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최근 매수심리 위축과 전세대출 축소 여파로 갭투자 문의도 끊긴 상황이다. 양다훈 기자

 

시장에서는 투자 수요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마포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요즘은 갭투자 문의 자체가 거의 없다”며 “전세자금대출이 사실상 막혀 있어서 실질적으로 갭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시중은행 1∼2곳 정도만 대출을 해주고 있는데, 그마저도 언제 중단될지 몰라 투자자들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실수요자도, 투자자도 모두 일단 멈춰선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 역시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탄핵 정국은 일단락됐지만, 대선 가능성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 결정이 일단 멈춰 선 시기인 만큼,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시장이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매수자들의 기대 심리가 작용하면서 거래가 일부 살아나는 모습도 있었지만, 현재는 다시 관망과 반복의 국면으로 접어드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지연 '청순 볼하트'
  • 김지연 '청순 볼하트'
  • 공효진 '봄 여신'
  • 나연 '사랑스러운 꽃받침'
  • 있지 리아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