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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복귀 후에도 사저 지키는 지지자들…주민들 불편 호소

입력 : 2025-04-11 23:53:19 수정 : 2025-04-11 23: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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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이후 일주일 만인 11일 오후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에 복귀한지 3시간이 넘었지만 지지자들은 사저 인근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날 온종일 사저 인근에 지지자들이 몰려들면서 다수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8시30분께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정문 앞에는 지지자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윤 어게인(Yoon Again)'이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 무효" "윤 어게인"이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윤 전 대통령이 복귀한 뒤인 오후 7시께에도 지지자와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사저 앞에 모여 "대통령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젊은 청년들이 깨어나서 다행이다"고 외쳤다. 이에 반대 측에서 사저 단지 안으로 몰려와 대립하면서 경찰이 저지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주민은 "이 곳은 사유지다. 집회는 나가서 하라"라며 경찰에 퇴거를 요청했고 다른 주민들도 "왜 여기서 이러냐"라고 말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해가 저문 뒤에도 지지자들은 사저 앞에 모여들어 사저 창문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자리를 지켰다.

 

입주민들은 온종일 사저 주변을 차지한 지지자들이 고성을 지르고 통행을 방해하면서 불편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입주민 추모(61)씨는 "(윤 전 대통령이) 지하로 다닐테니 볼 일은 없을거 같은데 사우나에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겠나"라며 "조금만 더 참아보겠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 인근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또 다른 입주민인 한 여자 초등학생은 "친구와 놀러 나왔는데 정문 쪽으로 지나가기가 무서워서 못 가고 있다"라며 "인도에서 집회 중이라 놀랐다. 윤 전 대통령과 같은 동에 거주하는데 오늘 집에서도 엄청 시끄러웠다"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사저 단지 내에 걸린 현수막을 두고 엇갈린 반응도 나타났다. 이날 오전 사저 앞에는 아크로비스타 제12기 입주자 동대표 일동의 명의로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은 해당 현수막을 치워달라는 글을 입주민 소통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 관리사무소는 "생활지원센터에서는 규정상 현수막의 설치가 불가한 자리이므로 철거를 요청한 상태"라며 "현재는 13기 입주자대표회의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14기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지 않아 입주자대표회의의 공식 입장은 없다"라고 입주민에 공지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5시10분께 한남동 관저에서 나온 뒤 오후 5시30분께 사저에 도착했다. 지지자들은 사저 정문 주변 인도를 차지한 뒤 '윤 어게인'이라고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채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며 맞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 앞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차량에서 내린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주민 또는 지지자들이 준비한 꽃다발을 선물 받고 인사를 나눴다. 김건희 여사가 사저 안으로 들어가자 지지자들은 "여사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외쳤고, 김 여사는 사저 로비에서 한 지지자와 포옹을 하기도 했다. 사저 로비에는 복귀를 환영하는 꽃바구니 30여개가 진열돼 있었다.

 

한 60대 여성 지지자는 윤 전 대통령을 맞이한 뒤 "주민들과 악수하고 아기 안아주고 그러셨다"라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눈물이 났다"라고 울먹였다.

 

또 다른 지지자인 50대 여성 변모씨는 "윤 전 대통령을 보니 눈물이 나고 억울하고 분통이 터졌다"라며 "대통령님은 너무 의연하셨다. 억울하다는 말씀도 안 하셨고 그냥 고맙다고 하고 들어가셨다"라고 호소했다.

 

사저 인근은 이날 오전부터 지지자들과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뤄 혼잡했다. 오후 3시께 교대역부터 사저에 이르는 도로에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 벨라도 대표, 정의구현형제단, 자유통일당 등 지지자 200여명이 모여 윤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집회를 열었다. 반면 진보 유튜버 정치한잔TV와 반대 측 30여명은 사저 맞은편에 위치한 OSB저축은행 앞에서 파면촉구 농성을 벌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들어서며 주민과 인사하고 있다.

경찰은 오전부터 아크로비스타 남문과 서문 인근에 기동대 10개 부대 가량 배치했다. 아파트 단지 일대에는 경찰들과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순찰을 돌았다. 오후에는 서문 양쪽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사저 주민 외에는 서문 앞 횡단보도를 건널 수 없도록 경계를 강화했다.

 

서초경찰서는 사저 주변인 서울중앙지법 100m 이내에서는 집회를 열 수 없다고 제한 통고를 내린 상태여서 향후 집회는 교대역 인근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사저 맞은편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형사재판에 출석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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