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에 특효’라고 알려져 주목받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돼지감자다. 돼지감자의 또 다른 이름은 ‘뚱딴지’다. 유럽에서는‘예루살렘 아티초크(Jerusalem Artichoke)’라고 부른다. 18세기부터 유럽에서 재배됐다.

이름만 보면 감자와 비슷해 보이지만, 감자와는 다른 식물이다. 돼지감자는 국화과 식물이고 감자는 가지과 식물이다. 학술적 분류로 따지면 돼지감자는 감자보다 해바라기에 더 가깝다. 감자는 키 60~100cm 정도의 하얀 꽃을 피우는 데 비해, 돼지감자는 1.5~3m까지 자라며 해바라기와 비슷한 노란 꽃을 피운다.
돼지감자 외형은 울퉁불퉁한 생강 뿌리와 비슷하고, 특유의 향이 난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식감은 무나 우엉과 비슷하다. 생으로 먹기 어렵다면 잘 말린 뒤 물에 넣고 끓여 차로 마시면 구수한 맛이 난다. 익혀서 조리하면 단맛이 강해지고 향이 더 진해진다. 장아찌나 깍두기로 조리해 먹는 것도 좋다.

돼지감자는 과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돼지감자는 1600년대 유럽에 소개된 직후 단맛과 아삭한 식감 때문에 인기를 끌었지만, 많이 먹으면 복부팽만, 위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농부들에겐 효용성 없는 식물 취급을 받으며 버려지거나 돼지 사료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영양학적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슈퍼푸드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혈당 관리’와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다.
돼지감자에는 콜레스테롤 개선 및 식후혈당 상승 억제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눌린(Inulin)’이 많이 함유돼 있다. 일반 감자의 약 75배가 넘는 이눌린이 함유돼 있는데, 이눌린은 백색의 둥근 결정으로 비교적 물에 잘 녹으며 식물체 내에서 녹말과 같이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효능 때문에 간혹 돼지감자를 당뇨 치료제 대신 먹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돼지감자에 함유된 이눌린은 장내에서 소화가 되지 않는 식이섬유 일종으로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것을 지연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인슐린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돼지감자는 다이어트 효과도 뛰어나다. 돼지감자는 감자보다 식이섬유소가 3배 많고 열량은 고구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수용성 식이섬유와 비타민C 등이 풍부해 변비 개선 및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또 폴리페놀 등 항산화물질은 항노화 효과가 있어 노화 방지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칼륨수치가 감자, 고구마보다 높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히 먹는 것이 좋고, 만성 만성 콩팥병이 있는 환자는 전문의와 상의 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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