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선 이재명 공약 대부분 찬성
김경수·김동연 수차례 필요성 밝혀
용산과 선 긋고 충청민심 끌어안기
국힘, 필요성 공감하지만 “개헌 먼저”
김문수 용산 부정적, 홍준표 “靑 복귀”
한동훈 “일 먼저… 이전 등 차차 논의”
6월 취임하는 21대 대통령의 집무실은 어디가 될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은 대체로 현재의 용산 대통령실에선 떠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선후보가 임기 내 세종특별자치시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공약하는 등 대부분 ‘세종 이전’에 찬성하는 태도다. 당 공식 공약이 될 가능성도 크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 역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떠나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세종시 이전에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 판례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이전까지는 여러 관문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김문수 경선후보는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집무실(용산 대통령실)이 관저(한남동 관저)와 떨어져 있는 문제 등 여러 가지로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검토할 것이 많다. 의견을 수렴한 뒤 (이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현재의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대해서는 “한남동 공관은 국가 위상에 맞지 않다”며 이전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후보들도 이전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후보는 “세종시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명백한 헌법 개정사항으로 예전에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은 ‘관습헌법’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다”며 “저는 세종시 이전에 열려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도 “(수도 이전을 하려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개헌”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차기 대통령 집무실에 대해 “청와대를 생각하고 있다”며 “청와대를 다 쓰는 것이 아니라 미국 백악관을 모델로 해서 일부를 청와대(대통령 집무실)로 쓰고 나머지를 국민께 개방해 관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도 청와대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 후보는 16일 자신의 캠프 사무소에서 열린 비전 발표회에서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국격의 상징이고 나라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정부 업무가 시작되는 것을 고려해 우선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한동훈 후보는 “6월4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데, 당장 용산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있나”라면서 “지금은 일이 먼저다. 국민감정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차차 논의해도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세종 대통령 집무실’ 구상을 차례로 공식화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선후보는 지난 13일 세종시청에서 출마선언을 하면서 행정수도 세종 완전 이전 및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 공약을 밝힌 바 있다.
김동연 경선후보 역시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민주당 후보들이 윤석열정부의 ‘용산 대통령실’과는 선을 긋고, 민주당 내부에서 오랫동안 검토, 추진돼 온 세종 대통령 집무실 공약을 통해 충청 민심까지 끌어안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경수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고 우선 서울 광화문 청사와 세종 총리 집무실 등을 이원으로 사용하며 세종 대통령실 완전 이전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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