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한화가 마침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초반 답답할 정도로 터지지 않았던 타선에 불이 붙었고, 외국인 원투펀치 등 선발진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단 하나, 78억원을 주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엄상백만 유독 아쉬운 모습이다.
엄상백은 올 시즌 3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승리 없이 3패만 기록 중이다. 10.2이닝을 던진 엄상백은 16개의 안타를 내줬다. 이 가운데 5개는 2루타, 1개는 홈런이다. 볼넷은 8개를 허용했고 삼진은 12개를 빼앗았다. 모두 8점을 내준 엄상백 평균자책점은 6.75에 달한다.
엄상백은 올 시즌 아직 5이닝을 던지지 못한 채 매 경기 점수를 헌납하고 있다. 지난 3월26일 열린 LG전에서는 4.2이닝동안 2점을 내줬고, 지난 6일 삼성전과 12일 키움전에서는 3이닝밖에 던지지 못하면서 3점씩을 허용했다. 한화가 기대했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이런 엄상백은 한화 선발 마운드에 유일한 구멍이다. 엄상백을 제외하면 모두 호투하고 있다. 에이스 코디 폰세는 5경기 32이닝을 던져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 중이다. 한화가 꿈꾸던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수행 중이다. 라이언 와이스도 초반 아쉬움을 털고 위력적인 공을 뿌리고 있다. 와이스는 5경기 29.1이닝을 투구해 2승1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 중이다. 와이스의 경우 지난 10일 두산전에서 7.2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지난 16일 SSG전에서는 6이닝 1실점 10탈삼진을 적립하며 한화가 기대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류현진과 문동주 역시 만찬가지다. 류현진은 2승무패 평균자책점 2.54를, 문동주는 1승1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 중이다. 마운드가 서서히 안정화되는 상황이지만 엄상백만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엄상백은 한화가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해 데려온 자원이다. 한화는 긴 시간 하위권에 머물며 수많은 유망주를 확보했다. 황준서와 조동욱, 권민규 등이 한화 미래 마운드를 책임질 선수들로 꼽힌다. 하지만 엄상백을 큰 돈을 주고 데려오면서 이들은 1군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고 있다.
엄상백은 18일 열리는 NC전에 선발등판한다. 상대선발은 로건 앨런이다. 로건은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만 떠안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3.33이다. 아직 승리가 없는 두 선수 맞대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