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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 탈모 있으시면 너도 곧 생겨”… 탈모에 대한 속설들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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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19 07:08:19 수정 : 2025-04-19 10: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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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부모 유전 확률이 더 커”
“외조부 영향 크다? 유전자 다양해 틀린 얘기”
“저도 곧 탈모가 생기는 건 아니겠죠?”

34세 남성 김모씨는 최근 부쩍 거울 앞에서 머리를 쓰다듬어 보는 일이 잦아졌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예전보다 머리숱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으면서다. 어렸을 때부터 머리 숱하나 만큼은 자신 있어 탈모는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던 김씨이기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김씨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는 따로 있다. 바로 김씨의 외할아버지에게 탈모가 있으셨다는 점이다. 김씨는 “주위에서 ‘외할아버지가 탈모가 있으시면 너도 곧 생긴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면서 “부모님은 탈모가 없으셔서 걱정하지 않았는데, 요즘 머리숱이 줄어드는 걸 보니 외할아버지의 유전 영향이 슬슬 나타나는 것 같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씨의 걱정대로 ‘탈모는 대를 건너 나타난다’, ‘친조부보다 외조부의 탈모가 영향을 많이 준다’는 속설은 사실일까. 

 

황성주 명지병원 모발센터장은 두 속설 모두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선 탈모가 부모보다 조부모로부터 유전될 가능성이 더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황 센터장은 “탈모는 유전이고, 유전자가 다음 대에 발현할 확률이 약 50%”라며 “한쪽 가족은 대대로 탈모가 나올 수도 있고, 다른 가족은 한 대 걸러 나올 수도 있고, 다른 가족은 아예 안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친가보다 외가로부터 탈모 유전 확률이 더 높다는 속설은 사실일까.

 

챗GPT에 이를 먼저 물어보니 “남성이라면 외가를 통해 오는 탈모 유전 가능성이 친가보다 상대적으로 더 강력하게 전달될 수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챗GPT에 따르면 남성의 성염색체는 XY인데 X는 어머니, Y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게 된다. 안드로겐성탈모(androgenic alopecia)로 불리는 남성형탈모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인 AR(Androgen Receptor) 유전자는 X염색체에 있기 때문에 남성이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AR 유전자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된다.

 

즉 외할아버지가 탈모라면 어머니가 그 탈모 유전자 보인자(어떠한 유전자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지만, 해당 유전자를 갖고만 있을 뿐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 확률이 높고, 나에게 탈모 유전자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황 센터장은 현실적으로는 외가와 친가의 탈모 유전 영향을 5대5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AR 유전자가 X염색체에 있더라도 탈모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다양하다”며 “탈모의 유전적 전달 과정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외조부가 친조부보다 탈모 영향을 더 크게 준다는 말도 틀린 이야기”라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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