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낚시 1년차 이호영씨 첫 참가
“원하는 곳에 미끼 투척 가능 장점”
2024년 여성팀으로 나온 ‘느나타임팀’
남성 멤버 합세 “올때마다 즐거워”
회사 이름을 팀명으로 썼던 단골팀
“이제 관뒀지만 계속 쓰고 있어요”
일부는 5 31일 일본 개최 관심도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멀리 찌를 던져볼 수 있다는 거, 이게 드론낚시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지난 19일 충남 당진의 석문방조제 일원에서 열린 제8회 세계드론낚시대회. 드론낚시를 시작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다는 ‘꽝조사’ 이호영(37)씨가 생각하는 드론낚시의 매력이다. 팀명대로 드론낚시로는 아직 ‘꽝’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에게 드론낚시는 무한한 매력을 지닌 낚시 종목이다. 이씨는 “낚시를 원체 좋아해서 이런저런 낚시를 해보다가 유튜브로 우연히 드론낚시를 알게 됐다. 배낚시를 나가지 않아도 이런 방조제나 갯바위에서 멀리에다 찌를 던질 수 있다는 게 너무 재밌다. 내년에도 또 참가하고 싶다”며 최근 입문한 드론낚시에 ‘입덕’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씨처럼 이날 석문방조제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포부를 안은 97개 팀의 ‘강태공’들이 드론낚시에 대한 열정 하나로 얼굴을 매초마다 때리는 강풍을 이겨내며 드론낚시를 즐겼다. 하염없이 입질을 기다리는 순간순간이 이들에겐 기쁨이었다.
지난해에는 참가팀 중 유일하게 여성으로만 구성된 팀으로 주목받았던 ‘느나타임’팀은 이번엔 남성 멤버를 충원해 나왔다. 이들은 “팀명은 ‘넣으면 나온다’라는 의미로 지었다”면서 “2020년부터 참가하고 있는데, 올 때마다 즐겁다”고 말했다.


2018년 1회 대회 때부터 매년 개근하는 팀들도 많았다. ‘에스빠스’팀의 김성훈(51)씨는 “첫 대회 참가할 때 회사 동료와 함께 나왔는데, 그때 팀 이름을 당시 다니던 회사이름인 ‘에스빠스’라고 지었는데, 이젠 그 회사를 다니진 않지만 그 이름을 쭉 쓰고 있다”면서 “드론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낚시도 좋아하고, 드론도 좋아해서”라고 설명했다. 개근하는 팀답게 대회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김씨는 “경기 시작을 물이 들어올 때 해야 하는데, 지난해도 그렇고 물이 나가는 시간에 시작해서 고기를 잡기 어렵다. 주말에 대회를 개최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바다의 특성을 고려해 물이 들어올 때를 잘 맞춰서 개최 시기를 조정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세계드론낚시대회가 초창기에 한강에서 열렸던 적이 있는데, 한강에서 다시 한 번 개최했으면 좋겠다. 민물에서도 다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피싱 어바웃’을 통해 실시간으로 순위 현황을 알아볼 수 있었다. 오전 10시38분쯤 무려 0.71㎏짜리 도다리를 잡은 ‘그들V2’팀이 애플리케이션상에서는 계속 1위를 지키고 있었다. 대회 종료 30분 전까지만 해도 ‘그들V2’팀은 자신들의 우승을 확신하고 있었지만, 대회 규정은 잡은 물고기의 총 무게 합산으로 우승자를 가렸기에 어종 무게 4위(0.422㎏), 7위(0.328㎏)의 도다리를 잡은 ‘여수 강태공’팀의 우세였다. 이를 뒤늦게 안 ‘그들V2’팀은 마지막 30분 동안 한 마리를 더 낚으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며 2위에 머무르게 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날 유일하게 물고기 2마리를 낚아 합산 0.750㎏의 무게로 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여수 강태공’팀은 드론낚시야말로 드론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여수 강태공’팀의 정재원(52)씨는 “드론축구도 드론으로 할 수 있는 스포츠이긴 하지만, 플레이를 하다 드론이 망가지기도 하지 않나. 드론낚시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드론을 바다에 빠뜨리거나 하는 사고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잡은 물고기는 방생해주고, 드론낚시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다 보면 그 지역을 또 한 번 살펴볼 기회도 되고, 드론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된다. 이런 다양한 재미가 있는 게 드론낚시”라고 설명했다.
우승 팀답게 다음달 31일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드론낚시대회 in Japan’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씨는 “세계일보답게 드론낚시를 세계 스포츠로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팀원들의 일정이나 비용 이런 것을 최대한 잘 조정해서 꼭 참여하고 싶다. 가장 큰 난관은 아내들의 허락인데, 이번 상금 500만원을 계기로 그 부분도 잘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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