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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 앞둔 유엔사 부사령관의 소회는?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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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2 09:51:52 수정 : 2025-10-02 09:51:51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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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았다. 문 전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퇴임 후 첫 판문점 방문이었고, 유엔군사령부로서도 사상 처음 한국의 전직 대통령을 맞아들인 사례였다. 현직 대통령이 아닌데도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사 사령관(주한미군 사령관 겸임)이 직접 영접 및 안내에 나선 점을 보면 유엔사가 상당히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정전협정의 유산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원하는 유엔사의 지속적 역할(ongoing role)을 반영하는 JSA로 문 전 대통령을 모시게 돼 영광”이란 소감을 밝혔다. 여기서 ‘유엔사의 지속적 역할’이란 문구에 눈길이 간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원이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입구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JSA 경비부대 운영은 정전협정 관리 임무를 맡고 있는 유엔군사령부 소관이다. 연합뉴스

문재인정부는 5년 임기 내내 한반도 종전 선언 추진에 매달렸다. 6·25 전쟁 막바지인 1953년 7월 유엔군과 북한군, 중공군 간에 체결된 정전협정은 전쟁의 일시 정지, 즉 ‘휴전’에 합의한 것이다. 반면 ‘종전’이란 전쟁을 완전히 끝낸다는 의미다. 오늘날 유엔사의 역할 중 핵심이 바로 정전협정 관리다. 일각에선 기존의 정전협정을 종전 선언으로 대체하는 순간 유엔사의 존립 근거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문재인정부와 유엔사의 관계는 긴장 그리고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의 대북 노선을 거의 그대로 답습한 이재명정부가 출범했으니 유엔사가 새삼 ‘지속적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당연하다.

 

6·25 전쟁 정전 후 유엔의 깃발 아래 모여든 참전국 병사들은 하나둘 본국으로 돌아가고 사실상 미군만 남았다. 그러자 진보·좌파 진영은 ‘유엔군’이라 쓰고 ‘미군’이라 읽는 현실의 모순점을 꼬집고 나섰다. 반미주의자들은 유엔사를 ‘주한미군 2중대’쯤으로 폄훼하며 폐지를 촉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유엔사는 2018년부터 부사령관 직위를 미국 이외 나라에 개방하는 정책으로 맞서고 있다. ‘유엔군=미군’이란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간 캐나다, 호주, 영국 출신 장성들이 차례로 유엔사 부사령관을 맡아 왔다. 유엔사 사령관이 미 육군 대장이란 점을 감안해 부사령관은 그보다 한 계급 낮은 중장이 보임됐다.

데릭 맥컬리 현 유엔사 부사령관(왼쪽)과 스콧 윈터 차기 유엔사 부사령관 내정자. 맥컬리 장군은 캐나다 육군 중장이고, 윈터 장군은 호주 육군 소장이다. 윈터 소장은 2026년 1월 한국에 부임하기 이전 중장으로 진급할 예정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일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에 따르면 데릭 맥컬리 현 유엔사 부사령관(캐나다 육군 중장)이 오는 1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한반도 안보와 유엔사의 역할’이란 주제로 특강을 한다. 2023년 12월 한국에 부임한 그는 2026년 1월 초 이임과 동시에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인 만큼 이번 강연이 고별 강연인 셈이다. 후임 부사령관은 스콧 윈터 호주 육군 소장(중장 진급 예정)이 맡는 것으로 미군과 호주군, 그리고 유엔사 사이에 이미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향후 진보 성향의 이재명정부와 유엔사 간의 관계 설정 방향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맥컬리 부사령관이 특강을 통해 유엔사의 존재 의의를 제대로 입증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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