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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만에 풀린 '초록빛 미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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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4 09:22:54 수정 : 2025-11-04 09: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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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발견된 초록빛 소년 미라의 색깔에 숨겨진 비밀이 수세기 만에 밝혀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로마 토르 베르가타 대학교의 보존 과학자 안나마리아 알라비소 박사 연구팀은 최근 저널 오브 컬처럴 헤리티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소년의 시신이 구리 상자에 매장되며 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신이 녹색으로 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 당시 12~14세였던 소년은 1617년에서 1814년 사이에 숨진 것으로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결과 확인됐다.

 

그는 볼로냐의 한 고대 빌라 지하실에서 구리 상자 속에 묻혀 있었으며, 발을 제외한 해골 전체가 거의 온전히 보존돼 있었다.

 

특이하게도 시신의 피부와 뼈는 선명한 에메랄드빛을 띠고 있었다. 연구팀은 구리 상자가 부식되며 생긴 구리 이온이 뼈 속의 칼슘을 대체하고, 신체 조직과 반응하면서 색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리의 항균 성질이 미라의 부패를 막는 데 기여해, 연조직과 피부가 오랜 세월 동안 보존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알라비소 박사는 "이번 연구는 중금속이 미라 보존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해로운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화학적 작용을 통해 보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구리 상자의 바닥이 어느 시점에서 금이 가면서 사체액이 빠져나갔고, 그 결과 시신이 산소가 거의 없는 차갑고 건조한 환경에 남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건이 부패를 더욱 억제하고 보존 효과를 강화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소년의 발이 사라진 이유는 상자가 깨지면서 일부 유해가 분리돼 손실됐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비슷한 사례로는 구리 동전을 쥐고 매장된 신생아의 초록빛 미라 손이 보고된 적이 있으나, 이번처럼 전신이 완전하게 보존된 초록색 미라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볼로냐의 초록색 미라는 구리의 살균 작용, 낮은 온도, 산소 부족이라는 세 가지 환경 요인이 결합해 만들어진 독특한 결과"라며 "이러한 발견은 미라 연구와 문화재 복원 과학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 미라는 볼로냐 대학교에 보관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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